오만,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도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할 듯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 하루 만에 세계 각국이 즉각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자본이탈 우려가 확산됨에 따른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18일 주요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4개국은 기준금리를 연준의 인상 폭과 같은 0.25% 포인트씩 올렸다.


    이는 미국 달러화 페그(달러 연동 고정환율제)인 사우디 등 걸프 지역 산유국 5개국이 달러와 자국 환율이 그대로 동기화되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2007년 달러 페그를 포기했으나 국제 통화바스켓에 달러화 비중이 가장 크다.


    이 밖에도 조만간 오만,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 금리 인상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이들 달러 페그제 운용 국가들은 이를 뒤쫓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유국 입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를 낳고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악재다. 특히 걸프 산유국은 지난 1년 반 동안 추락한 유가로 수입이 줄어든데다 예멘 내전 개입과 '이슬람국가'(IS) 사태, 시리아 내전 등에 따른 '안보 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해 재정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로 유가 하락세가 고착된다면 산유국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멕시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함에 따라 페소화 가치의 추가 하락과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설명했다.


    수출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멕시코는 올해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경제의 강세로 페소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아시아 및 유럽 국가들도 금리를 조정했다.


    홍콩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배 이상 오르며 천정부지로 치솟아 대표적으로 버블 우려가 제기되는 곳이다.


    대만은 이날 기준금리를 0.125% 포인트 내린 1.625%로 조정했다. 필리핀과 노르웨이는 기준금리 동결에 나섰다. 필리핀은 지난해 9월 이래 15개월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노르웨이는 올해 6월과 9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