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노조 “고용보장이 최우선” 기자회견·실사저지 등 대책 논의가격 이외의 자금조달 계획 및 운영방안 등 정성평가로 뒤집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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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본입찰에서 2조4000억원 안팎을 써내 한국투자증권과 KB금융지주를 제치고 가장 높은 응찰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우증권 노조의 반대와 가격 이외의 정성평가 등이 남아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KDB자산운용)의 패키지 매각 본입찰에서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높은 응찰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43%(1억4048만주)와 대우증권 자회사인 산은자산운용의 패키지 인수 금액으로 2조4000억원 가량을 써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2조2000억~2조3000억원, KB금융지주는 2조1000억~2조20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우증권 노조의 반대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인수를 반대해왔다. 인력 및 업무 중복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대형사간 인수합병 시 대규모 인력감축은 어느정도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조는 KB금융에 대해서는 합병이후 ▲고용보장 ▲독립경영 보장 ▲정당한 보상이라는 3가지 조건을 수용한다면, 대우증권 직원들은 인수에 대해 적극 지지의사를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해 기존의 입장을 확고히 했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미래에셋에 대한 반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어떤식으로 반대 의사를 전달할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할 경우에는 고용 불안이 가장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주장할 것”이라며 “향후 여러가지 액션 플랜의 실행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 안정 등에 대한 직원들의 목소리를 언론에 알리는 방안과 추후 정밀실사를 저지하는 방안 등을 액션 플랜으로 염두해 두고 있다.

     

    노조 이외에 산업은행의 정성평가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당초 산업은행은 가격뿐만 아니라 ▲신속 매각 ▲매각가치 극대화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도 등의 매각 원칙을 제시했다. 가격 점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인수 이후 매각 가치가 극대화되고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쪽에 대우증권을 넘기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제출한 자금조달 계획 및 향후 운영 방안 등이 산업은행에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8조원대의 초대형 증권사로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글로벌 IB로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가 이번 베팅에서 반영됐다.

     

    한편, 산업은행은 매각추진위원회와 이사회 등을 통해 오는 24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