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차별화 갖춘 투자은행 도약 목표…그룹의 어려움은 풀어야 할 과제
  • "노조위원장이 올 한해 수고했다고 말해줬다.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던 노조가 화해의 손길을 내민 이유는 회사의 호실적에 따른 성장과 주주 배분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으로,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 펼치겠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이 내년 현대증권을 IB(투자은행)와 인터넷은행 특화 증권사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22일 윤 사장은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과 'IB'를 내년 회사의 2대 화두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올 한해 동안 현대증권은 대외적으로 M&A(인수합병)와 노사간 대립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반면 대외 우려와는 달리 임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올해 만족할 만한 실적을 냈다고 윤 사장은 평가했다. 올해 3분기 까지 현대증권은 1883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올해 기록한 실적의 상당 부분 중 일본 쇼핑업체인 이온 쇼핑몰 매각을 통한 200억원대의 시세 차익 등 IB에서 나온 만큼 내년은 이 분야를 더욱 키워 차별화된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윤 사장은 대립각으로 일관됐던 노사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됐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최근 윤 사장은 증권가에서도 대표적 강성노조로 통하는 현대증권 노조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2016년을 노사관계 상생 원년으로 선포, 기업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노사 상생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윤 사장은 "노사간 대타협을 이뤄낸 직원들에게 감사한다"며 "노조 및 직원들이 회사 매각 과정에서 본인이 매각주체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같은 오해가 호실적을 보여줌으로써 해소돼 신뢰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결국 대표이사로서 실적이 평가의 결정적인 영향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적에 장애가 되는 외부환경이 많았는데 수익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알려졌다고 보고,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수익이 많이 나는 회사, 실용적인 회사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내년에는 배당을 높여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직원 및 주주들과 '윈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노조의 요구 이전에 회사가 적극적으로 회사 이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매각이 성사 직전까지 진행됐다가 막판에 인수자인 오릭스PE(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재매각 문제나 사장 연임 문제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 사장은 "회사 매각에 대한 부분은 알지도 못하고 본인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모기업의 자금난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현대증권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