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확보는 과제

  • 올해 중흥건설과 반도건설이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하며 주택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다른 중견 건설사들도 지방을 중심으로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이달 대구 평리3구역 재건축 수주권을 확보해 올해 수주고 1조18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부산 구포3구역 재개발 수주를 시작으로 청주 사직3구역, 광주 월산1구역, 창원 내동 등 3곳에서도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 4월 중흥건설은 호반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주 동구 계림8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했다. 이달 부산 덕포1구역(2751억원)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는 등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1조96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올해 분양시장이 양호한 광주·부산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진행했다"며 "향후 도시정비사업도 활발히 진행해 주택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견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서울 외 수도권과 지방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한양은 올해 대구, 경기, 광주 등 3개 사업지에서 4020억 원을 수주했다. 진흥기업도 경북 구미를 포함해 3개 구역에서 3455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최근 주택사업에서 대형사 못지않은 실적을 올리는 호반건설은 올해 경기 광명시 10R구역과 광주 계림8구역 등에서 3500억원(추정) 수주했다. 우미건설도 올해 3000억원 규모 강원 춘천시 후평동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서희건설은 경기 남양주에서 2615억원의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했다. 태영건설은 서울과 부산에서 2022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쌍용건설은 서울 강서구 등촌1구역 재개발을 수주하며 3년 만에 재건축 시장에 손을 내밀었다. 지난 5월 한라도 경기 의정부에서 재개발(646억원) 사업을 수주했다.

  • 다만 사업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느 지적이 있다. 이들 사업지 상당수가 시공사 선정이 수차례 진행됐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시공사가 바뀐 경우도 제법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가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중견사가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을 따내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대형사가 지방 사업지 수주가 적은 것은 사업성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조합원들 역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실제 중흥건설이 이달 시공권을 확보한 덕포1구역은 기존 시공사(GS건설)와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다. 당시에도 3회 이상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결정했다. 반도건설이 수주한 평리3구역 재개발 사업도 다른 건설사의 응찰 참여가 없어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지역 쏠림 현상도 한계로 지적된다. 중흥건설은 올해 수주한 5곳 중 4곳이 광주에서 나왔다. 중흥건설은 광주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이들 지역을 텃밭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도건설 역시 올해 1조원이 넘는 수주액 모두 지방에서 진행됐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 브랜드가 독점하는 서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당장 어렵다"며 "지방과 수도권에서 실적을 쌓아가면서 전국구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