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비대위, 내달 22일 공청회 강행 의사… 수협 "모의실험하자" 원론적 반대입장수협 내부서 "사업 추진과정 문제없다" 수용 의견 제기… '잘못 시인' 오해 차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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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이 상인들의 새 건물 이주 거부로 진통을 겪는 가운데 수협이 상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측의 공개토론회 요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24일 수협 등에 따르면 비대위는 새 시장건물 입주를 거부하며 매주 화, 목요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집회 참가 규모는 커지고 있다. 애초 상인만 참가했던 집회에 중도매인과 시장 내 식당, 매점 등 주변 관계자까지 가세하는 추세다.
수협과 비대위의 견해차는 여전하다. 비대위는 내년 1월15일로 예정된 새 시장건물 이주를 거부하고 공청회를 먼저 열자는 의견이다. 비대위는 수협에 새 시장건물의 건축개요와 평면·배치도 등 공청회에 필요한 관련 자료를 요구한 상태다.
비대위는 수협이 협조하지 않아도 내년 1월22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동작구갑) 의원 등과 함께 공청회를 진행하겠다는 태도다.
비대위 관계자는 "수협은 외부로 문제를 드러내지 말고 새 시장건물이 영업에 문제가 있는지 모의실험만 하자는 의견"이라며 "(비대위는) 공청회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나면 (새 건물 이주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협은 원론적으로 공청회 개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다.
수협 관계자는 "공청회는 새 건물을 짓기 전에 어떻게 지을 것인지 등에 관해 의견을 듣자는 것이므로 이미 준공된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수협은 새 시장건물이 좁아 영업이 어렵다는 비대위 주장을 모의실험을 통해 확인하자는 입장이다. 이미 새 시장건물의 통로가 좁은 곳과 모퉁이 등에 16개의 매대와 수족관 등을 설치했다. 유모차 등을 끌고 양방향 통행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수협 관계자는 "매대 등이 설치된 현장을 본 일부 상인은 (영업 차질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협은 내부적으로 공개토론회 개최 필요성도 검토는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일정이 이미 늦춰지고 있는 데다 토론회 거부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으로 외부에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협 한 관계자는 "(시장 현대화사업 추진과정에서) 잘못한 게 없으니 공개토론회 형태로 비대위측 제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다만 아직 외부인 참석 범위나 토론회 주체 등과 관련해 결정된 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