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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의 계열사 연계영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하면서 계열사 간 문턱이 낮아진 덕분에,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손잡고 공동 상품 출시를 기획하는 등 시장 개척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소매금융의 강점을 살려 NH저축은행과의 연계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을 방문한 고객이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대출을 거절할 경우, NH저축은행이 이 고객에게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NH농협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상으로 소호·개인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NH저축은행과 이미 연계영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방안이 발표되면서, 계열사 간 연계영업의 범위를 중소기업 뿐 아니라 개인신용대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NH저축은행 관계자는 “NH농협은행과 예전부터 연계영업과 관련해서 논의를 해 왔으며 현재 상품을 조금씩 준비해가고 있는 단계”라며 “이달 중으로 관련 내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KB저축은행도 KB국민은행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연계영업에 힘쓰고 있다.KB국민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들에게 KB저축은행이 내놓은 중금리 대출 상품 'KB착한대출'을 소개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KB저축은행은 지점 재배치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자리잡고 있는 KB국민은행 지점을 활용, 근거리에 KB저축은행 출장소를 새로 열어 KB국민은행과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하반기에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협업이 더욱 공고해 질 전망이다.지난 달 금융위원회가 그동안 엄격히 제한해왔던 금융지주 계열사간 업무위탁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언계영업 활성화에 물꼬를 튼 덕분이다. 금융계열사들은 심사업무를 제외한 대출이나 카드, 할부 등 금융상품 판매를 위한 신청서나 서류 접수를 계열사에게 위탁할 수 있다.
결국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을 계열사 저축은행에게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축은행 대출 서류를 접수할 수도 있는 셈이다. 금융위는 금융지주 회사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오는 10월부터는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금융권의 이러한 흐름을 반기고 있다. 그동안은 시중은행과의 시너지를 내고 싶어도 계열사내 캐피탈도 존재하다보니 이해관계를 고려했을 때 연계영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미 2~3년 전부터 시중은행과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 관련해 논의가 진행됐지만 캐피탈 등 다른 계열사의 수익성 등을 따져보면 협업이 쉽지 않았다"며 "다만 최근 금융당국의 입장이 계열사들에게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상품 출시를 다시 준비하게 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