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악재 예고 불확실성 커져

  •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 건설업계는 국내외 시장 급변으로 위기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 사장들 역시 신년사들 통해 '위기 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조기행 SK건설 사장은 "올해 건설업계는 전례 없는 혹독한 시장 환경과 마주치게 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강하게 조여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도 "우리 앞에 높인 경영 환경은 여전히 한 치 앞을 헤아리기 어렵다"며 "올해는 전인미답의 어려운 여건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2015년 분양시장은 전국에 약 50만 가구를 쏟아내며 최대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미국 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 규제 등 악재가 쏟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 주택시장은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도 올해 분양 규모를 줄이며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국내 건설시장은 주택 공급 과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된다"며 "올해 대우건설은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적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도 "가계부채, 주택경기 하락 가능성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저성장시대로 진입과 성숙기에 접어든 건설업은 걱정과 우려가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건설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461억 달러로 집계돼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2010년 이후 5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전년 대비 70% 수준에 그쳤다.

    이 중 플랜트 부분 수주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264억9000만 달러로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나 중동 수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수주액은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저유가에 따른 발주량 감소와 경쟁 심화 등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도 올해 해외 수주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한국형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터널에 진입해 불확실성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특히 해외는 저유가 불안이 가세해 수주 환경은 악화될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도 "글로벌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해외시장에서 사업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 등으로 금융 경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기행 SK건설 사장 역시 " 저유가 지속으로 중동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이라며 "어닝쇼크와 해외 사업의 잔여 리스크로 시장의 차가운 시선과 신용도 하락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건설업계는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해 내적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영 혁신을 통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해외 사업의 위기 관리에 나설 시기인 것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인정된 행동(Globally Accepted Behavior)을 몸에 익혀야 한다"며 "고객, 파트너 등 상대방의 입장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도 "실효성 있는 경영 혁신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 모든 단계에 수익성을 고려해 실리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역시 "현재의 방식으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위기 극복을 넘어 다시한번 양진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