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의 상징 '옥토'와 이별…새 브랜드 '큐브'론칭'새 술은 새 부대에'…통합출범 기점 범 농협 인프라 활용 위한 포석
  • 통합출범 2년째를 맞은 NH투자증권이 지난 9년간 업계 최고 자리를 지켜온 브랜드를 포기했다. 사명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과시하며 업계 내 자산관리 브랜드를 대표해온 '옥토(Octo)'와의 과감한 이별은 그만큼 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에 초점을 맞춰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새 브랜드 '큐브'의 안착을 과제로 안게 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서비스 브랜드 'QV'(큐브)를 새롭게 론칭했다. 큐브는 기존 '옥토'의 리뉴얼 브랜드이며, '옥토'는 지난 2007년 초 출시된 이후 9년 동안 자타공인 업계 최고로 인정받아온 자산관리브랜드이다.


    CMA·ETN 상품이 기존에 '옥토'에서 'QV'로 네이밍이 변경된 점과, 로보어드바이저 시대에 맞춰 'QV 로보 어카운트(QV Robo Account)'를 제외하면 기존 옥토 대비 큐브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큰 변화는 없다.


    기존 서비스에 변화없이 간판만 바꿔다는 '모험'이다. 하나의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해 안착하기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이 통합출범 2년째를 맞는 상황에서 특정 회사 출신이라는 유리장벽을 허물고 화학적 결합을 통한 본격 시너지 창출을 위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옥토'브랜드에 대한 우리투자증권 출신 직원들의 애착과 자부심이 남다르지만 그만큼 NH농협증권 출신 직원들에게는 괴리감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기존에 잘나가던 대표 브랜드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인 큐브를 런칭한 것은 NH투자증권의 통합 결과물을 선보이는 작업 역시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브랜드 교체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3~4년전 우리금융지주 차원에서 '옥토' 브랜드가 워낙 오래됐기 때문에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고, 통합출범 이후에는 농협지주측에서도 통합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바 있다"고 말했다. 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 역시 이번 네이밍 교체작업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통합출범 후 NH투자증권은 내부적으로 통합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이원화돼 왔던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임금 및 인사제도를 상향 평준화하고, 노조간 통합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 올해 안으로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에 따라 업계 1위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점에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졌던 옥토 대신에 나온 큐브의 활약이 회사의 중요한 과제로 인식된다.


    회사는 현재 강점을 보이고 있는 자산관리(WM)사업을 더욱 고도화 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에 따른 조직개편도 마쳤다. 'WM 사업 고도화'는 기관투자가에게만 편중돼 있던 리서치를 개인고객에게 확장한다는 의미를 가진 만큼 자산관리 서비스의 새 브랜드 큐브의 역할 역시 강조되고 있다.

  •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NH투자증권
    ▲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NH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이나 NH농협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NH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아직은 낮은 상황에서 지금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원규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적극적으로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아직은 NH투자증권 브랜드가 고객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 십분 발휘될 수 있도록, 전략적 브랜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 점도 맥락을 같이 한다.


    김 사장은 또 "복합점포가 좋은 시너지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범농협 자금운용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총자산 420조원을 목표로 하는 NH농협금융의 위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에서 '우투'의 물을 완전히 빼고 통합 브랜드를 하루 빨리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도 읽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에 따라 업계 1위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사는 물론 업계를 대표했던 브랜드를 과감히 버리고 새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큐브의 안착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큐브는 정육면체 혹은 입방체를 의미하는 영어로 품질(Quality)과 가치(Value)의 결합을 나타낸다. 고객의 성향을 과학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궁극적으로 투자목표에 정확히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새 브랜드 큐브의 업계 조기안착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입체적 전략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표현한 것"이라며 "급격히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고객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투자성향과 니즈에 맞도록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최적의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아 기존 옥토를 대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브랜드 큐브를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해 신규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유발하는 티저(Teaser) 광고 등 젊은 타겟층으로의 확산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