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활용은 절반 이하대한상의 "공동개발기술 사업화 등 필요"
  • ▲ 업종별 외부 기술·지식 활용실태. ⓒ대한상공회의소
    ▲ 업종별 외부 기술·지식 활용실태. ⓒ대한상공회의소

     

    국내기업 10곳 중 7곳이 외부 기술·지식 활용에 필요성을 느끼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경우는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외부 기술·지식의 활용이란 고객아이디어를 통해 제품을 개발하거나 연구소·학계 등과 공동으로 연구개발, 제품기획을 하는 것을 뜻한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제조업 380개사를 대상으로 '외부 기술·지식 활용실태와 시사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1.1%가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영활동에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하지만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 49.2%였다.


    선진국 기업에 비해 30%포인트가량 떨어지는 수치다. 실제로 2012년 미국 버클리대학과 독일 프라운하퍼연구소가 공동으로 미국·유럽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78%가 외부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는 등 개방형 혁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약·의료(61.0%) △고무·플라스틱(57.1%)은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반면 △철강·금속(30.0%) △조선·플랜트(29.4%)는 적었다.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은 미활용 이유로 '외부의존성 확대'(43.5%)를 꼽았다. 다음으로 '자금 등 경제적 문제'(33.2%), '폐쇄적 조직문화'(11.9%) 등을 원인이라고 답했다.


    외부 기술·지식을 활용하는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상승, 생산성 제고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용성과를 묻는 질문에 '신제품 출시, 틈새수요 선점 등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는 기업이 37.5%에 달했다.

     

    이어 '원가절감, 제조기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효율이 증가했다'는 기업이 33.9%를 차지했다. '고객의 불만과 요구 수렴을 통해 시장변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기업도 26.6였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외부 기술·지식 활용을 통해 기업은 혁신에 대한 시각과 원천을 넓힐 수 있다"며 "외부 파트너와 협력함으로써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고 새로운 기술·신제품 개발시간 단축, R&D 투자비용 절감, 블루오션 시장창출 등의 효과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부 기술·지식 활용에 대한 기업의 애로사항으로 '파트너 검색·발굴 어려움'(35.7%)을 꼽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또 △외부기술 및 시장정보 부족(23.6%) △내부정보·기술 유출 부담(22.7%) △기획 및 관리능력 부족(10.9%) △협력파트너의 기회주의적 행태(5.7%) △기타(1.4%) 순으로 답했다.


    외부 기술·지식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과제로는 △공동개발 기술의 사업화 및 시장개척 지원(37.2%) △성공사례 발굴 및 전파(23.1%) △거래와 정보교환을 지원하는 플랫폼 구축(16.7%) △정책지원 심사시 외부 기술·지식 활용기업에 가점확대(16.2%) 등을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경여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른 만큼 내부에서 혁신을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남들이 잘하고 있는 것을 찾아가 빠르게 융합하고 사업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식재산 관련 법·제도를 소유중심에서 이용중심으로 전환해 외부 기술·지식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하고 성과를 함께 나누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