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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제 기대해봐야지."
김병원 전 남평농협 조합장이 신임 농협중앙호 회장으로 선출된 서울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대강당은 첫 호남출신 회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고조됐다. 공식적으로 당선자 발표가 나기 전부터 함성과 박수가 이어졌고, 김병원 후보자 역시 승리를 확신하는 듯 기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첫 호남 출신 선출직 농협중앙회장을 맞는 대의원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김병원 후보자의 당선을 알리는 투표 결과가 나오자, 2차 결선투표에 오른 이성희 후보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투표장을 빠져나왔다.
김병원 당선인이 당선 사례를 위해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그를 지지하는 대의원들이 우르르 무대 앞으로 몰리면서 취재진들과 뒤엉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김 당선인도 간단한 인사말을 마친 뒤 곧장 현장을 뜨지 않고 남은 대의원들에게 모두 악수와 인사를 건네며 고마움을 표했다.
대강당 내에서 인사하는 데만 20여분이 걸렸고 한 지지자는 "악수를 꼭 하고 싶었다"며 김 당선자의 손을 꼭 잡았다. 김 당선인은 대강당을 나간 뒤에도 한참이나 차량에 오르지 못할 정도로 지지자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다. -
1차 투표에서는 이성희 후보에게 밀려 1위를 하지 못했던 김 당선인이 이처럼 큰 환호를 받을 수 있던 데는 호남민심의 결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표를 행사한 한 대의원은 기자와 만나 "선출직으로 바뀌고 전라도 사람이 단 한번도 안됐다. 인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되기 어려워서다. 3번 만에 됐으니 이제 기대해보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의원 역시 "우리도 이제 나아지리라 본다"면서 "그동안 주도권을 영남이 쥐고 있었던 것은 맞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김병원 후보가 젊고 경험이 많다. 앞으로 4년은 믿고 맡길 것"이라 덧붙였다. 결선투표에 오른 김병원 당선자는 53년생으로 만 62세이고, 이성희 후보자는 49년생으로 올해 만66세이다.
이날 투표에서는 총 289명(3명 기권)의 선거인이 투표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어 1,2등을 차지한 이성희·김병원 후보가 결선에 올라 다시 투표를 치렀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자를 지지한 대의원들이 김병원 후보자 쪽으로 몰리면서 김병원 후보는 전체 289표 중 163표를 얻어 제 23대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당선인은 지난 1978년 농협에 처음 입사해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조합장을 세 차례나 지냈다. 오는 3월 제 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으로 4년 간에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