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기 도래 4대강 차입금 상환에 손실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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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부채에도 그동안 배당금 잔치를 벌여왔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올해 처음으로 배당금 지급을 못 할 것으로 보인다. 5조6000억원에 달하는 4대강 사업 부채를 지난 연말 처음으로 회계손실 처리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9일 수공에 따르면 지난해 6조원쯤 적자를 냈다. 수공은 4대강 사업으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았지만, 그동안 재무제표에 이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해 회계상으로는 손실로 잡히지 않았다. 차입금 이자도 정부에서 대신 내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처음으로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회계처리가 불가피해졌다.
수공은 차입금 4136억원 중 2136억원을 갚았다. 지난해 수공의 당기순이익이 2500억원쯤임을 참작하면 이익 대부분을 4대강 사업 부채상환에 쓴 셈이다. 설상가상 나머지 2000억원은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 돌려막았다. 빚을 내 빚을 갚은 것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수공의 4대강 사업 부채는 8291억원쯤으로 알려졌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로 말미암아 배당금 지급도 올해 처음으로 중단될 전망이다.
수공은 그동안 회계상 수천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해 최근 5년간 총 27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최대 주주(91.3%)인 정부는 연평균 470억원의 배당금을 챙겨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윤석·변재일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수공은 2014년 11조8000억원의 부채에도 790억원의 배당금을 정부에 지급했다. 2009~2013년 지급한 배당금 1632억원 중 기획재정부가 챙겨간 배당금은 148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당시 이 의원은 "배당금은 기업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수익이 많이 날 때 지급하는 것"이라며 "이자도 감당 못하는 수공이 혈세를 지원받으면서도 매년 꼬박꼬박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수공은 이달 말 기재부에 '무배당' 의견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