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 대신 무채색, 빵빵한 패딩 대신 초경량 다운 등 비즈니스 캐주얼 디자인 선봬성장세 꺾인 아웃도어, 데일리 일상복 시장까지 저변 확대
  • ▲ 빈폴아웃도어 도브 에어내추럴 ⓒ빈폴아웃도어
    ▲ 빈폴아웃도어 도브 에어내추럴 ⓒ빈폴아웃도어

    대한민국 패션업계를 주도했던 아웃도어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아웃도어 업체들이 기능성에 패션을 입힌 오피스룩을 적극 겨냥하고 있다. 아웃도어 특유의 화려한 색상과 빵빵한 패딩 대신 심플한 색상의 얇고 깔끔한 세미 정장 스타일로 일상복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네파, K2, 밀레, 라푸마, 빈폴아웃도어 등 대다수의 아웃도어 업체들이 오피스룩을 겸할 수 있는 의류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의 장점인 기능성과 활동성은 유지하되 정장에 입어도 무난히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과 색상이 덧입혀진 것이 특징이다. 


  • ▲ 밀레 블레이저 다운 재킷 ⓒ밀레
    ▲ 밀레 블레이저 다운 재킷 ⓒ밀레


    정장에 주로 적용되는 클래식한 블레이저(Blazer) 재킷 디자인을 적용하고 지퍼 대신 버튼을 단 구스 다운 재킷도 등장했다. 밀레의'블레이저 다운 재킷'은 클래식한 디자인가 함께 패딩 특유의 두꺼운 느낌을 줄이기 위해 구스 다운을 충전재로 사용해 50g의 초경량을 구현했다.

    올 겨울 첫선을 보인 빈폴아웃도어의 '도브 에어내추럴 다운'은 정장과 매칭할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룩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새롭게 개발한 경량 울 소재 다운으로 외관은 울 느낌이 나 세미 정장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 ▲ 네파 페트라 다운 재킷 ⓒ네파
    ▲ 네파 페트라 다운 재킷 ⓒ네파


    네파는 다운재킷 특유의 부하고 투박한 디자인을 벗어나 남성용 제품은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사파리 재킷형으로, 여성용은 코트형의 롱 다운을 선보였다.


  • ▲ 이젠벅 패턴다운 ⓒ이젠벅
    ▲ 이젠벅 패턴다운 ⓒ이젠벅


    이젠벅은 허리에 벨트를 더해 허리 라인을 살리는 '바이런 벨티드 롱기장 다운'과 코트나 모직에서 주로 사용되는 트렌디한 체크 패턴이 가미된 '패턴다운'을 내세운 디자인을 내세웠다. 


  • ▲ 블랙야크 '아르곤베스트(좌)', 마운티아 '마우이베스트' ⓒ블랙야크, 마운티아
    ▲ 블랙야크 '아르곤베스트(좌)', 마운티아 '마우이베스트' ⓒ블랙야크, 마운티아


    간편하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다운 베스트도 인기 많은 오피스룩 디자인으로 꼽힌다. 베스트의 경우 양팔이 자유로워 타자를 많이 쳐야 하는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으로 실내나 실외에서 외투 내피로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밀레는 아우터 안에 가볍게 받쳐 입을 수 있는 다운 베스트를 선보였고 블랙야크는 프랑스산 덕다운을 적용해 보온이 뛰어나고 감귤피톤치드 가공으로 항균, 소취 기능을 갖춘 '아르곤베스트'를, 마운티아는 보온성이 우수한 투톤 플리스 소재를 사용하고 겨드랑이 아래에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활동성을 높인 '마우이베스트'를 각각 출시했다. 

    구두나 부츠보다 보온성이 탁월한 아웃도어 부츠도 방한용으로 반응이 좋다.


  • ▲ 노스페이스 '15 우먼 부띠' ⓒ영원아웃도어
    ▲ 노스페이스 '15 우먼 부띠' ⓒ영원아웃도어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인 '부띠(BOOTIE)' 시리즈는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높이고 패딩 재킷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무릎까지 오는 하이 컷, 종아리까지 오는 미드 컷, 발목까지 오는 숏 컷 등 다양한 길이와 풍성한 퍼(FUR) 디테일을 적용해 오피스룩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는 다양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요즘같은 강추위엔 코트나 재킷만으로는 추위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면서 "따뜻하면서도 편한 아우터를 찾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아웃도어 업체들이 기능성을 겸비한 비즈니스 캐주얼 디자인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10여년 간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이어왔지만 업체 난립과 과열된 시장 경쟁, 침체된 내수 경기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해 성장세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 등 의류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3조2500억원, 2011년 4조3510억원, 2012년 5조5170억원, 2013년 6조5500억원 등 매년 20% 이상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2014년부터 성장세가 한풀 꺾여 지난해에는 7조4000억원 수준으로 10%대 성장에 그쳤다. 특히 올해는 이상 고온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가 길어지면서 아우터 수요가 급감해 성장률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몇몇 아웃도어 업체들은 아예 사업을 접거나 고강도 구조조정을 감행했으며 대다수의 아웃도어 업체들은 이월상품뿐만 아니라 신상품까지 반값 할인을 진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써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아웃도어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아웃도어 업체들이 매일 입을 수 있는 일상복으로 저변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기능성 아웃도어가 인기를 끌자 정장, SPA, 캐주얼 등 많은 의류 업체가 고기능성 아웃도어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만의 정체성이 흐려져 업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