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분야 발전·지역 이미지 향상 기대… 운영비 50% 부담·2017년 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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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가 국내 설립을 추진하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소속 세계수산대학 유치전에 부산시·제주도·충남도가 뛰어들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9일 해수부 등에 따르면 이달 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를 대상으로 세계수산대학 유치 희망 신청을 받은 결과 후보입지가 부산·제주·충남 등 3곳으로 압축됐다.
부산은 부경대 대연캠퍼스, 제주는 옛 탐라대, 충남은 한서대 태안캠퍼스를 각각 세계수산대학 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수산대학은 개발도상국의 공무원 등 수산 인력을 대상으로 수산·양식분야 전문 지식을 가르치는 석·박사과정의 교육기관이다. △수산정책 △양식기술 △자원관리 △어촌개발 △유통가공 등 5개 분야에서 해마다 석사 90명, 박사 10명 등 100명을 교육한다.
해수부는 2012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세계해사대학(WMU)을 벤치마킹한 세계수산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말뫼에 있는 WMU는 국제해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특수목적 교육기관이다. 졸업생 상당수가 국제기구나 국제해사 선진국에서 고위직으로 일하며 조선·해운산업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세계 수산지도자의 산실이 될 세계수산대학이 국내에 설립되면 국제수산기여국으로의 입지를 다지는 한편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방자치단체도 세계수산대학이 해양수산 분야 발전과 지역 이미지 향상,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유치경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자체는 세계수산대학 건물·부지 제공은 물론 10년간 연평균 70억원쯤으로 추산되는 대학 운영비의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
부산은 해양수산 관련 기관·기업과 공동어시장 등이 있는 국내 최대 수산도시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2013년 부경대와 함께 정부에 세계수산대학 설치를 건의하는 등 수년 전부터 유치활동을 벌여온 게 장점이다. 연간 대학 운영비와 함께 50억원의 대학발전기금을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옛 탐라대를 사들여 무상 제공하고 연구시설은 도 해양수산연구원과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를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 운영비 외에도 10년간 해마다 10억원 이상 대학발전기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기금은 관계기관 출자나 후원금 모집을 통해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충남은 다양한 해양수산 자원과 함께 갯벌을 활용한 천혜 양식, 미래 수산업을 이끌 친환경 양식장 등이 잘 발달해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도는 2012년 80년간의 대전시대를 접고 내포신도시 시대를 열면서 해양수산국을 출범하는 등 환서해권 중심지로 거듭나고자 해양수산 부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도 호소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지난 2~4일 서류·프레젠테이션 심사에 이어 15~17일 현장심사를 진행한 뒤 19일 최종 입지를 발표한다.
후보입지 평가 기준은 재정지원 계획(31점), 부지·시설 지원 계획(16점), 수산교육 인프라·역량(16점), 입지환경(13점), 국제협력 역량(12점), 지자체 의지(6점), 산학 연계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6점) 등이다.
해수부는 국내 후보입지가 결정되면 해당 지자체와 함께 세계수산대학 설립을 위한 국내외 유치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9월 FAO와 세계수산대학 설립을 위한 상호협력 의향서(LOI)를 맺었다. 12월에는 FAO 이사회에서 세계수산대학 설립 안건이 공식 보고됐다.
해수부는 올해 FAO 수산·법률위원회 등 관련 절차를 밟아 내년 7월 FAO 총회에서 대학 설립을 승인받고 개교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