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번복 후 잔류 과정 시끌… 상임이사 추천 첫 시험무대'경제통'으로 유통 중심 조직 재편 탄력… 김임권 회장 친정체제 구축 가속
  • ▲ 공노성 신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수협
    ▲ 공노성 신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수협

    공석인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에 공노성(59) 직무대행이 선임됐다.

    공 신임 지도경제대표는 소위 '경제통'으로 평가돼 유통·수출 중심의 수협 조직 재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 불거진 수협 내홍 사태와 관련해 임원진 '일괄 사퇴 후 번복, 잔류'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후속 상임이사 인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예상 후보군 중 일부 '부적격' 후보의 중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공 지도경제대표의 후보 추천권 행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임권 회장으로선 동향·동문 출신인 공 지도경제대표 선임으로 친정체제 구축이 가속할 전망이다.

    ◇찬성 88표·지지율 98%로 선임… 경제기획·유통 등 '경제통' 평가

    수협은 16일 서울 송파구 수협 독도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단독으로 입후보한 공 직무대행을 신임 지도경제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임기는 4년이다.

    이날 찬반투표에서 공 신임 지도경제대표는 찬성 88표, 반대 1표로 98% 지지를 얻었다.

    공 지도경제대표는 지난달 26~28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모집에 단독으로 응모했다. 지난 3일 열린 인사추천위원회(인추위)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총회 추천 후보자로 결정됐다.

    수협 안팎에선 공 지도경제대표가 단독으로 입후보한 가운데 인추위 추천을 거친 만큼 선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상임이사와 직무대행을 거쳐 업무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수협 관계자는 "공 지도경제대표는 경제기획과 유통 등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며 "지도경제사업을 유통·판매·수출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 지도경제대표는 "올해 지도경제사업과 신용사업(수협은행)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이 차질 없이 마무리되도록 힘쓰겠다"며 "수협 본연의 역할인 수산물 유통·판매가 활성화되도록 지도경제사업부문을 꾸려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어민과 조합원의 소득 증진, 회원조합과 중앙회의 동반성장을 위해 관련 정책이나 공동사업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며 "수협이 한국 수산업 발전을 이끄는 주축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 지도경제대표는 경남 남해 출신으로 부산수산대(현 부경대)에서 양식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에서 해양산업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 입사해 2012년 6월 경제사업 담당 상임이사로 취임했으며 1회 연임했다. 애초 임기는 오는 6월19일까지였으나 지난달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다른 상임이사들과 함께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수협 안팎의 경영 공백 우려 속에 사퇴를 번복하고 남아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내홍 수습 당면과제 속 후속 상임이사 추천 첫 시험대

    공 지도경제대표의 당면과제 중 하나는 최근 불거졌던 내홍을 수습해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다.

    일각에서 공 지도경제대표의 상임이사 사퇴 번복을 김 회장 편 가르기 인사의 폐해로 보는 시각이 있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고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게 급선무다.

    첫 시험대는 후속 상임이사 추천이 될 전망이다. 상임이사 선출은 대표이사가 추천하면 이사회가 승인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 측근들이 예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일부 기용이 점쳐지는 인사 중에는 불미스런 일에 연루됐던 전력이 있는 인물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협 관계자는 "(김 회장이) 손발이 맞는 측근을 중용하겠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전력상 부적격 인사를 측근이라는 이유로 기용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여서 후폭풍이 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내홍으로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를 맞을 뻔했던 김 회장으로선 신임 지도경제대표 선출로 조직 안정은 물론 각종 사업추진을 가속할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역대 회장들이 비리 등에 연루돼 회장 임기가 축소된 상황에서 남은 기간 친정체제를 구축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