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발생 英 GDP 최대 14% 감소 전망금융업 비중 英, 자본유출 압박 커져
  • ▲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아지며 파운드화가 급락하고 있다. 시장은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이슈는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30분 기준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파운드 당 0.02달러 떨어진 1.414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1.4079달러 이후 최처치다. 이날 파운드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1.6%까지 하락하며 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파운드화 급락에는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브렉시트를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10년물 영국 국채 금리는 2bp 오른 1.44%를 기록했다. 또 영국 FTSE100지수는 1.1% 올라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았다.

    브렉시트 우려에 영국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급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영국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0.70bp 올라 32.11bp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보다 13bp가량 오른 수치다. CDS는 채권국이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과 유럽 경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독일 연구기관 베텔스만은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2030년까지 영국이 최대 3130억 유로(427조 4000억원)가량의 손실을 발생시킬 것으로 경고했다.

    유럽에서는 브렉시트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인 그렛시트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GDP가 10년간 매년 최대 1% 가량 줄어들고, EU GDP는 매년 0.25% 가량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분석이 이어지자 파운화가 급락했다. 영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결과다. 실제 파운드화는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 19일까지 4.97% 하락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결과다. 전날까지 낙폭을 포함하면 낙폭은 5%를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화 하락은 금융업 비중이 높은 영국 특성상 자본유출 압박이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업이 GDP의 7%에 달하는 영국이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경우 투자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 우려에 따라 유럽에 미치는 영향이 전세계 적으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중국의 경착륙 우려, 유가 하락, 유럽 은행 위기 등으로 타격을 입은 세계 금융시장이 브렉시트를 만날 경우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퍼펙트 스톰은 여러 악재가 겹쳐 세계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음을 일컫는 말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브렉시트는 EU 체제 존속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유로존 성장세가 취약한 상황에서 부실한 유로존 은행들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