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초임 낮추고 저성과자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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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등 금융권의 사용자 측이 신입 사원 초임을 낮추고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해고제 도입을 담은 올해 노사협상 안건을 확정했다.
첨예한 논란이 일고 있는 저성과자 해고 지침까지 꺼내들면서 올해 금융권에서는 전례 없는 노사 갈등이 예고된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한 2차 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임단협 사측 최종 안건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17개 은행과 금융 공기업 등 34개 금융사가 참여하는 사용자 단체로 금융노조와 산별 교섭을 진행한다.
협의회는 금융권 신입 사원 초임을 삭감할 방침이다. 신입 직원의 초임을 호봉제 임금테이블 적용에서 배제하고 시장 임금에 맞게 조정하되, 그 재원만큼 신규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금융권의 초임은 주변 경쟁국가는 물론 선진국인 일본보다 높다”며 “시장 임금과 맞지 않는 과도한 초임은 금융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청년 정규직 채용을 막고 있으므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2014년 금융보험업의 대졸 초임은 월 328만원(시중은행은 연 5000만원 내외) 수준이다.
또 연공 중심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올해 내 도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직무 능력과 성과가 떨어지는 직원에 대해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취업규칙에 넣는 저성과자 해고제 역시 사측안에 담았다.
저성과자 선정과 재교육, 업무 재배치 등에 관한 절차와 방법을 이번 임단협에서 정하자는 것이다.
금융권의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 역시 협상안에 포함됐다.
앞서 협의회는 지난달 19일 신입 직원 초임 삭감과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위한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금융노조에 제안했지만, 노조가 동의하지 않아 불발됐다.
협의회는 사측 회원사로 구성된 자체 TF를 4일부터 출범할 방침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신입 직원 초임 삭감은 한 회사에 두 개의 임금체계가 존재하게 돼 조직 자체를 망가뜨리는 발상”이라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