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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이 최근 일산·대구에서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서울과 부산에서도 뉴스테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테이를 본격화해 부진했던 주택사업을 만회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희건설이 수주한 총 3690가구 규모의 일산2재정비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 사업이 뉴스테이 연계형으로 추진된다. 총 도급액은 6449억원이다.
뉴스테이 연계 사업은 조합이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일반 분양 물량을 파는 대신 행정 당국이 용적률 상향과 기금 지원 등 조합에 지원하는 형태다. 리츠에는 부동산 신탁사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일산2재정비촉진구역 조합은 조합원 분양분 455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리츠에 일괄 매각할 방침이다. 현재 조합은 국토교통부에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후보구역을 신청했다. 국토부의 허가를 받으면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쳐 내년 9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준공은 2021년 3월 예정이다.
또 서희건설은 △KB부동산신탁 △우리관리 △KEB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뉴스테이 4차 공모에서 대구 금호지구 사업을 따냈다. 대구 금호지구는 총 591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착공은 오는 6~7월, 완공은 2018년 말 예정이다.
일산과 대구 외에도 서희건설은 서울, 부산 등에서도 뉴스테이 사업을 검토 중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뉴스테이로 주택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장을 말할 순 없지만 서울과 부산에서 뉴스테이를 접목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희건설은 2014년 뉴스테이와 비슷한 기업형 임대주택인 '누구나 집' 단지 520가구를 인천 도화동에 공급해 성공적으로 판매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도 대한토지신탁과 협약을 체결해 뉴스테이를 연 5000가구 이상 공급하기로 약정했다.
이처럼 서희건설이 뉴스테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강점이 있는 지역주택조합사업에 이어 먹거리를 창출하고 건설업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서희건설은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조88억원 규모의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수주한 서희건설은 전년 말과 올해 초 남양주 진주아파트(1891가구 규모)와 청주 사모1구역(2586가구 규모) 등 재건축, 재개발사업을 연이어 따내면서 영역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사업 물량은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주택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라며 "당장 자체사업을 할 만한 부지가 없는 상황에서 판도를 넓히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동산 전문가들은 뉴스테이에 서희건설뿐 아니라 다른 건설사들도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뉴스테이는 다른 임대주택 사업과 달리 임대 만료 후 분양가를 제한받지 않는다"며 "8년 동안 오른 아파트값을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어 건설사 입장에선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뉴스테이는 정부가 확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사업"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시장을 개척할 필요도 있으므로 많은 건설사가 뉴스테이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