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갈아탈 때 유독 심각…1년 넘도록 해결 못 해 소비자 분통만""통신사 이동만으로 네트워크 문제 발생한다면 사실상 기계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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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X3. ⓒ화웨이.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 중국 화웨이가 좀처럼 '통화 불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9일 '화웨이 단말기 문제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통의 제보 메일이 접수됐다. 툭하면 통화가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비난의 중심에 선 스마트폰은 화웨이가 지난 2014년 9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국내에 출시한 'X3'다.
사실 이 같은 지적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중국 스마트폰 또는 화웨이와 관련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보면 통화 불능을 문제 삼는 하소연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 역시 지난해 초 X3에 대한 '기계적 결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기사도 "전화가 잘 안 터진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작성됐었다.
하지만 화웨이는 1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이 문제를 풀지 못했다. 그 사이 불만 섞인 민원만 빗발치고 있다.
그럼에도 화웨이 고객센터는 통화 불능 문제에 대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여러 차례 민원을 보고받은 상태"라며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테니 기다려 달라"는 답변 뿐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준비 중이라던 펌웨어는 석달이나 지난 뒤인 11월에야 이뤄졌다.
더욱이 뒤늦은 조치는 또 다시 사용자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끝났다. '펌웨어 약발'이 기대와 달리 먹히지 않은 것이다.
한 사용자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통화불능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조치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X3는 시중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만 10만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 결과, LG유플러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는 경우 통화 불능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유플러스 전용 단말기로 출시되다 보니 다른 통신사로 갈아탈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 한 통신사 고객 센터에 문의해 봤더니 "LG유플러스 전용 단말기를 쓰면 SK텔레콤이나 KT로 옮길 때 스마트폰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를 이동한다고 해서 네트워크에서 문제가 생긴다는 건 기계적 결함에 가깝다"며 "중국폰이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소프트웨어 부분에선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 관계자는 "6번에 달하는 펌웨어 업데이트와 피해 보상 노력으로 지금은 통화 품질 문제가 거의 없다"면서 "전국에 50여개의 AS센터를 설치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놨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애플과 삼성에 이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 24.8%, 애플 17.5%, 화웨이 8.4%, 샤오미 5.6%, 레노버 5.4%, LG 5.3% 순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