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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가계가 소득이 줄어들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소비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조세와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료는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연구원 성명기 연구위원은 월간 '연금이슈 & 동향분석'에 실은 '가계 소득과 지출의 구조변화 추이' 보고서에서 1990~2015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와 1990~2015년 한국은행 '국민계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기간별 연평균 가계소득 증가율은 1990~2002년 8.8%에 달했으나 2003~2012년 4.8%로 떨어지고, 2013~2015년 2.2%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소득 증가세가 꺾이자, 가계지출도 급격히 둔화했다. 기간별 연평균 가계지출 증가율은 1990~2002년 9.0%에 이르렀지만, 2003~2012년 4.5%로 추락하고, 2013~2015년에는 1.4%로 급락했다.
1990~2002년 기간에는 가계지출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높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가계소득보다 가계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다.
특히 가계지출을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로 나눠 들여다보면, 두 부문 모두 증가세가 떨어지고 있지만, 소비지출은 1990년 60만3천원에서 2015년 현재 257만7천원으로 연평균 6.0%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증가세가 크게 약해지고 있다.
반면, 비소비지출은 1990년 14만6천원에서 2015년 현재 82만4천원으로 연평균 7.2% 늘며,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비소비지출은 정부 조세, 국민연금·건강보험 보험료,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지출, 가구 간 이전지출 등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기간별 소비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0~2002년 8.9%에서 2003~2012년 4.1%로 떨어진 뒤, 2013~2015년 1.2%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비소비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1990~2002년 9.4%에서 2003~2012년 6.1%, 2013~2015년 2.1%로 내려가며 소비지출과 견줘서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둔화했다.
소비지출보다 비소비지출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조세와 국민연금 보험료,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확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성 연구위원은 풀이했다.
이렇게 비소비지출이 소비지출보다 완만하게 둔화하면서 전체 가계지출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9.5%에서 2002년 20.4%, 2012년 23.7%, 2015년 24.4% 등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가계저축률은 1991년 18.9%에서 2011년 5.33%까지 추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다가 2014년 7.1%까지 완만하게 상승했다.
성명기 연구위원은 "최근의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국내 경제부진 상황에서 가계는 소득보다는 지출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여서 대응했으며, 이로 말미암아 가계의 저축률은 높아지지만, 소비성향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