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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11일 8년 간의 임기를 끝으로 물러났다.
지난 2007년 12월27일 제 21대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 뒤 재선을 거쳐 총 8년 간 농협중앙회를 이끌었다. 농협 회장선거가 직선제로 바뀐 1988년 이래 임기 중 구속되지 않은 유일한 회장이기도 하다.
앞서 1~3대 회장들은 모두 비리 혐의나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최 회장은 첫 임기 때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병원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당시 그는 "농협중앙회를 회원 농협 지원 체제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면서 "중앙회의 인력과 조직, 지배구조를 회원 농협의 바람대로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실제 최 회장은 임기동안 사업구조 개편에 집중했다. 연거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한중FTA가 체결되면서 대내외적으로 농업시장이 최악으로 치닫던 때였다.
최 회장은 2012년 농협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3개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약 11조원의 부채가 발생했고 이중 일부는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지원했다.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조합장선거제도 개편과 판매채널 다양화도 공으로 꼽는다. 조합장 선거제도 개편으로 부정선거 논란을 잠재웠고 TV홈쇼핑 진출에 따라 판매처를 확대시켜 농가매출 향상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
또 농협중앙회장의 간선제와 단임제도 도입시켰다.최 회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선배 농협인으로 바람을 남겨보겠다"면서 "수익성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화를 통해 계속 성장하는 튼튼한 농협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강한 윤리의식을 갖춘 깨끗한 농협, 신뢰받는 농협을 만들어 달라"고도 했다.
최 회장은 "농협개혁의 희망이 보이던 때 떠나 많이 아쉽지만 훌륭한 김병원 회장을 믿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퇴임식에는 오는 14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김병원 회장도 나란히 참석했다. 1대 한호선, 2대 원철희 3대 정대근 회장도 자리했다.
최 회장은 "8년 전 취임 때 전임 회장들께서 임기를 잘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해줬는데 이를 지킬 수 있게 됐다"면서 "내고향 경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임직원 한 분 한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단을 비롯해 국회 김우남 농림수산식품위원장, 김임권 수협중앙회장, 김행윤 농어촌공사 이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