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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이 14일 취임했다. 지난 1월 12일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뒤 두달 여만이다. 전임 최원병 회장은 11일 대의원 회의를 끝으로 물러났다.
'당선인' 김 회장의 행보는 거의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최소 인원으로 꾸린 사무실도 농협중앙회 내부가 아닌 외부에 뒀다. 이를 두고 외부에선 '인수위' 없는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일종의 최원병 회장에 대한 배려였다. 김병원 회장의 공개행보가 자칫 임기를 마무리 하고 있는 최 회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 11일 최 회장의 퇴임식에 참석해 마지막 퇴장을 함께했다. 김병원 회장은 2007년과 2011년 연거푸 농협 회장선거에서 최원병 회장에 밀려 패배의 쓴 잔을 마시기도 했다.
김 회장이 당선인 시절을 '조용히'만 보낸 것은 아니다. 지난달 지난달 20일 충남 서산을 찾아 농민 200여명을 만나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그는 우리농산물 판매부진을 걱정하는 한 농민의 질문에 "애국심 마케팅이 아닌 경쟁력 있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면서 "농촌 구석구석을 다니며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임기 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 것"이라며 "낮은 자세로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에도 "임기 4년 중 1년은 현장에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취임식에서 농가소득의 구체적인 기준치를 제시한 것은 낮은 농가 소득으로 고통받는 조합원들이 더는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남평농협 조합장부터 NH농협무역, 농협양곡(주) 대표를 연이어 지내며 농산물 생산부터 수출까지 챙겼던 만큼 농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가소득 5000만원 실행 방안은 신임 회장의 청사진 중 하나"라면서 "오는 7월 1일 새농협 선포식을 갖고 구체적인 조직 운영 방안을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