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지역 경제 활기 되찾아...경쟁력 있는 관광 콘텐츠 개발 시급
  • ▲ 중국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4500여 명이 기업회의 및 우수사원 인센티브 관광차 한국을 방문했다. 28일 오후 인천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 조성된 치맥파티장에서 아오란그룹 임직원이 치맥파티를 즐기고 있다. ⓒ 사진 뉴시스
    ▲ 중국 아오란 그룹의 임직원 4500여 명이 기업회의 및 우수사원 인센티브 관광차 한국을 방문했다. 28일 오후 인천 중구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 조성된 치맥파티장에서 아오란그룹 임직원이 치맥파티를 즐기고 있다. ⓒ 사진 뉴시스

월미도에서 초대형 치맥파티를 벌인 6천명의 유커(遊客, 중국인 단체 관람객)가 연일 언론의 눈길을 잡아 끌면서, 이번 이벤트를 통해 드러난 허점을 보완하는 것이, 대규모 유커 유치 마케팅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관광 나들이에 나선 중국 건강보조식품·화장품 판매기업 아오란(傲瀾)그룹 임직원 6천명은 지난 26일 선발대 입국을 시작으로, 이달 3일까지 인천과 서울, 경기 일산 등지를 돌면서 한국의 멋과 맛을 즐길 예정이다.

이들의 한국 나들이는 시작 전부터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항공편으로 입국한 단체 관광객 중 역대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이들의 행보는 그 자체가 ‘기록적’이었다.

일부 언론은 이들이 방한을 위해 이용한 항공기 수, 중국 현지에서 출발한 도시 수 등 깨알 같은 수치를 소개하면서, 이들을 유치한 인천시와 한국관광공사 못지않게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8일 인천 월미도에서 벌인 ‘치맥파티’에서 유커들이 먹은 치킨의 마리 수와 동원된 캔 맥주 수는, 이들의 방한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알 수 있을 만큼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유커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언론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소개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들이 ’별 그대‘ 촬영지인 인천 석산과 인천대를 둘러본 사실도, 이들이 서울 용산과 여의도에 있는 대형 면세점에서 쇼핑 관광에 나서기로 했다는 사실도 모두 기사화됐다.

대규모 유커 유치 성공으로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도 연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오란 그룹 관광단을 극진히 대접했다.

인천시와 한국관광공사의 정성 덕분일까? 관광을 즐기고 있는 이들 유커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아오란 그룹 관광단 방문이 선사한 경제효과가 250억원에 이른다는 언론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12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이런 모습은 이번 이벤트가 그만큼 성공적이었음을 반증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달리, 곳곳에서 ‘구멍’이 눈에 띈다. 아오란 그룹 관광단이 남긴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한류 관광의 한계다. 아오란 그룹 임직원들의 관광일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른바 ‘한류’다.

이들의 관광일정은 중국에서 매우 큰 인기를 끈 ‘별 그대’ 촬영지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이들이 치맥파티를 연 월미도를 비롯해, 인천 석산, 인천대 등은 모두 ‘별 그대’ 촬영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별 그대’ 촬영지를 중심으로 한 관광은 ‘보는’ 관광에 치우쳤다. ‘별 그대’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스냅사진과 광고판 몇 개만으로 해외 관광객의 눈길을 붙잡을 수는 없다는 점에서, 아오란 그룹의 방한은 ‘스토리가 있는 관광 인프라’, ‘체험 위주 관광 콘텐츠’의 개발이 대규모 해외 관광객 유치의 선결과제란 사실을 보여준다.

허술한 인적 인프라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천시와 관광공사는 아오란 그룹 임직원의 방한에 대비해 사전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일부 가이드의 불성실한 태도와 부실한 해설은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관광일정이 시간에 쫓겨, 스쳐 지나가는 식으로 이뤄진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언론에 드러난 모습과 달리, 실제 ‘관광의 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쓴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이드와 통역의 전문성 부족, 아쉬움을 남긴 한류 관광 콘텐츠 등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볼 거리, 놀 거리, 즐길 거리 등 ‘콘텐츠’의 부족은, 숙소의 부족과 같은 하드웨어의 문제보다 앞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이런 점에서 아오란 그룹 임직원들의 방문은, 국내 관광산업의 희망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궈청린(郭承霖) 아오란그룹 회장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관광단을 보내겠다며 인천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궈청린 회장은 “기대 이상의 뜨거운 환대를 해 준, 한국 정부와 유정복 인천시장, 한국 국민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번 방문이 그룹 전체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아오란 그룹과의 협약을 계기로, 중국 ‘포상관광’의 중심지로서 위치를 확고하게 한다는 미래 청사진을 밝혔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에서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하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중국 속 인천을 만드는 인-차이나 프로젝트 등 중국과의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는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