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최대 사이즈로 상위 차급 넘봐"성능 높이고 가격은 합리화"
  • ▲ 니로.ⓒ기아차
    ▲ 니로.ⓒ기아차

    연초부터 자동차시장에 '차급 파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기존 차급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모델이 연이어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니로', 쌍용차 '티볼리 에어', 르노삼성 'SM6'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애매한 차급의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모델은 하나같이 차급을 뛰어넘는 성능을 갖췄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동급 최대 규모의 전장, 축거 등으로 상위 차급과 거의 비슷한 크기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니로를 선보이면서 소형 SUV임을 강조하고 있다. 니로는 배기량 1580cc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 전용 모터가 장착됐다. 전장은 4355㎜, 전폭 1805㎜, 전고 1545㎜, 축거 2700㎜다.


    국내 자동차관리법상 소형차는 배기량 1600cc 미만, 전장 4700㎜, 전폭 1700㎜, 전고 2000㎜ 이하다.


    니로는 배기량과 전장면에서 소형차에 속한다. 하지만 축거가 상위차급인 스포티지(2670㎜), 투싼(2670㎜)보다 길다. 반면 전고는 동급 소형 SUV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슬아슬하게 소형차급에 걸쳐 있어 준중형차 수요도 흡수가 가능하다.


    실제로 동급 경쟁차량과 크기를 비교해 보면 전장, 전폭, 축거는 티볼리, 트랙스, QM3보다 확연히 길다. 쌍용차의 티볼리는 전장 4195㎜, 전폭 1795㎜, 축거 2600㎜, 전고 1590㎜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랙스는 전장 4245㎜, 전폭 1775㎜, 축거 2555㎜, 전고 1670㎜다. 르노삼성의 QM3는 전장 4125㎜, 전폭 1780㎜, 축거 2605㎜, 전고 1565㎜다.


    니로의 가격은 2327만~2721만원이다. 하이브리드이기에 취득세 감면(최대 140만원), 공채 매입 감면(서울시 기준 최대 200만원), 구매보조금(100만원) 등을 받으면 표시가격보다 66~92만원가량 실구매가격이 내려간다. 트림별로 럭셔리 2235만원, 프레스티지 2445만원, 노블레스 2655만원이다. 가장 저가 모델은 소형 SUV 차급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중·고가 모델은 상위 차급인 준중형 SUV와 비슷한 가격대다.

  • ▲ SM6.ⓒ르노삼성
    ▲ SM6.ⓒ르노삼성


    르노삼성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 대표차로 기대를 모으는 SM6도 차급을 넘어선 모델이다. 중형차인 SM6는 1600~200cc로 구성됐으며 전장 4850㎜, 전폭 1870㎜, 전고 1460㎜, 축거 2810㎜다.


    동급인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한국지엠 말리부보다 전폭과 축거가 넓다. 또 자동주차시스템, 충돌감지, 차선이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풀 LED 헤드램프, 전자제어식 액티브 댐핌 컨트롤 등 준대형급에서 볼 수 있던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쌍용차의 티볼리 에어 역시 차급이 애매하다. 배기량은 1597cc로 기존 티볼리와 같지만 전장은 4440㎜로 245㎜ 늘렸고 전고도 1635㎜로 45㎜ 높였다. 이에 따라 소형 SUV임에도 720L의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하게 됐다. 크기면에서는 상위 차급을 넘볼만한 수준이다. 여기에 7개의 에어백과 다기능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 4륜구동 시스템 등도 갖췄다.


    올해 신차는 아니지만 한국지엠의 임팔라 역시 준대형 차급을 넘어선 디자인과 편의사양, 전장 5110㎜의 동급 최대 크기로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차급의 벽을 허문 올해 신차들은 판매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니로는 지난달 16일 사전 계약 실시 이후 일 평균 150여대 이상의 계약대수를 기록하며 3월 29일 기준 누적계약 1500대를 돌파했다. SM6는 3월 한 달간 6751대가 판매되며 르노삼성의 모델 중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SM6는 현재 2만대 이상의 계약 건수를 기록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 티볼리에어.ⓒ쌍용차
    ▲ 티볼리에어.ⓒ쌍용차


    지난달 판매에 돌입한 티볼리 에어는 1439대 판매됐다. 기존 티볼리도 3358대 팔렸다. 티볼리 에어가 티볼리 판매를 잡아먹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큰 간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팔라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총 1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차급 파괴 모델이 많았지만, '이도저도 아니다'는 비난 속에 수요자의 외면을 받기 일쑤였다"며 "올해 신차들은 동급 이상의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함께 갖춰 가성비가 뛰어난 차로 인식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