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김치 박물관 재개관 1주년…뚜껑 열어 보니 "절반의 성공"

"엄마 김치는 매운데 내가 만든 김치는 맛있어요. 엄마한테 선물할거에요." 

21일 오전. 재개관 1주년을 맞은 서울 인사동 풀무원 뮤지엄김치간에선 어린이들의 김치 담그기 체험 행사가 한창이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어린이들은 직접 배추를 썰고 고춧가루와 다진마늘, 매실액, 멸치액젓 등을 넣고 고사리 손으로 조물조물 겉절이 김치를 무쳐냈다.

매주 평일 오전과 오후 뮤지엄김치간에서는 어린이들의 김치 담그기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바로 옆방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통김치 만들기 시연 행사가 한창이었다. 뮤지엄 김치간 에듀케이터는 영어로 김치 만드는 법을 설명하며 즉석에서 통김치를 담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미국인 제임스 존슨(James Johnson) 씨는 "김치에 이렇게나 많은 재료가 들어간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면서 "완성된 통김치는 마치 꽃처럼 예쁘고 맵지만 맛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홍콩에서 온 유학생 왕 푸이 남(Wong Pui Nam) 씨는 "김치를 자주 먹지만 어떻게 만드는지 오늘 처음 알게됐다"면서 "생각보다 금방 만들 수 있고 곧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28년간의 삼성동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인사동에 새롭게 둥지를 튼 풀무원 김치 박물관 '뮤지엄김치간'은 기존 전시 위주에서 체험 위주로 프로그램을 새롭게 바꿨다. 

내국인 어린이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김치 담그기 시연과 체험 행사, 디지털 전시 프로그램을 대폭 늘리자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뮤지엄김치간 관계자는 "과거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양념소를 절인 배추에 버무리는 형식으로만 진행됐었다"면서 "김치 재료준비 과정부터 양념소 만들기, 간 맞추기, 버무리기 등 전 과정을 경험하도록 업그레이드하자 외국인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치 담그기 체험 인원도 기존 연 300명에서 인사동 재개관 후 연 2700명으로 대폭 늘었다. 방문객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도 과거 20%에서 인사동 이전 후 30%대로 증가했다.

그러나 재개관 이후 전체 방문객 수는 연 5만명에서 2만5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입장료는 기존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라 문턱이 높아졌다는 점도 방문객 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나경인 뮤지엄김치관 파트장은 "재개관하면서 장소를 바꿔 아직까지 홍보가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방문객 수 증대를 위해 여행사 단체 및 외국인 대상 한국관광 안내 웹페이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외국인 비중을 4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뮤지엄김치간은 앞으로 김치와 김장문화를 전파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더욱 많은 분들이 김치와 김장 문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어린이들도 김치와 친숙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뮤지엄김치간'은 인사동 개관 1주년을 맞아 오는 24일까지 박물관을 무료 개방하고 시간대별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