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율협약을 맺는다. 구원투수를 자청하면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섰던 한진그룹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경영권을 포기했다.

     

    22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했다. 오는 25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개시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다”며 “기업구조조정촉친법상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워크아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7000억원 규모의 전용선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자구 노력을 펼쳤지만 업황 악화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부채 규모는 5조6000억원에 이르는 등 자력 회생이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됐다.

     

    대한항공도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고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에 의한 경영 정상화 추진작업의 개시 신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진해운의 대주주인 대한항공에게 자율협약 신청 관련해 요구 서류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경영권을 포기할지를 빨리 결정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후통첩을 하며 조양호 회장을 압박한 끝에 조 회장이 경영권 포기를 선택한 것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2013년부터 구원투수로 나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금까지 1조원의 자금을 지원해왔다”며 “해운업 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한진해운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더 이상 독자적인 자구 노력만으로는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됐지만, 채권단 지원을 토대로 백의종군하는 각오로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