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중국 입맛 맞춘 현지화 제품 지속 출시…현지화 제품 비율 30% 달해주링허우 세대 공략한 디즈니·YG엔터테인먼트 협업 마케팅도 주효"화북지역에 신규 공장 증설…2020년까지 중국 내 600개 매장 목표"
  • ▲ 중국 파리바게뜨 중산베이루점. ⓒSPC
    ▲ 중국 파리바게뜨 중산베이루점. ⓒSPC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는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파리바게뜨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까다로운 중국인의 입맛을 공략한 '육송빵'과 '한류' 열풍을 접목한 '빅뱅 마케팅' 등 현지 맞춤형 전략이 파리바게뜨의 중국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파리바게뜨는 관계자는 "국내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 중 중국에서 10년 이상 버틴 기업이 없다"면서 "철저한 시장 조사에 기반한 현지화 전략과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공동 마케팅 등 현지 맞춤형 사업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3일 밝혔다.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의 각축장으로 불릴만큼 변화 속도가 빠르다.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티몰(T-Mall)', '징동(京东)', '1호점'과 같은 O2O(Online to Offline) 쇼핑 채널과 편리한 배송 서비스가 정착되면서 '베스트케이크닷컴(贝思客)', '21케이크닷컴(21Cake)', '엠케이크닷컴(Mcake)' 등 온라인 케이크 쇼핑몰 등을 통해 기념일이나 생일에 케이크를 집으로 배송받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오프라인 베이커리 시장에서는 중국 토종 브랜드인 '크리스틴(克里斯汀)'의 매출은 하락하는 반면 '웨이뚜어메이(未多美)', '하오리라이(好利來)' 등의 브랜드는 빵류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선물류와 축하 케이크를 특화시키면서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외국계 베이커리 브랜드인 싱가포르의 '브레드토크'와 대만의 '85도씨(85度C)', '이치도(宜芝多)' 등은 점포를 카페와 캐주얼 다이닝 콘셉트로 새로 디자인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대만 베이커리 브랜드 '위엔마이산치우(原麦山丘)' 또한 큰 인기를 얻으며 화북지역을 중심으로 점포 수를 확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브랜드는 시장에서 가차없이 밀려나고 있다. 실제 프랑스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인 '폴(PAUL)'과 '포숑(Fauchoun)'은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중국 현지화에 실패해 수년만에 문을 닫고 철수했다.

  • ▲ 파리바게뜨 글로벌 200호점 링윈광창점. ⓒSPC
    ▲ 파리바게뜨 글로벌 200호점 링윈광창점. ⓒSPC


    파리바게뜨는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 제품 현지화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의 식성을 반영해 빵 위에 다진 고기 가루를 얹은 '육송빵'을 선보였으며 매콤한 맛을 첨가한 '매운 육송빵', 한 입 크기로 먹을 수 있는 '미니 매운 육송 도넛' 등 후속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 파리바게뜨 중국 현지화 대표 제품 '육송빵'. ⓒSPC
    ▲ 파리바게뜨 중국 현지화 대표 제품 '육송빵'. ⓒSPC


    또 중국인들이 오래전부터 다양한 지역의 음식문화를 접해 입맛이 무척 섬세하다는 점에 착안해 마르고 질긴 식감보다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특화한 '부드러운 프랑스빵'을 내놓았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식감을 강조한 프랑스빵류 제품의 경우 업그레이드 전과 대비해 매출이 85% 늘고,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11%로 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파리바게뜨 매장의 현지화 제품 비율은 30%에 달한다.


  • ▲ 남방상청점의 빅뱅 크렁크 카페 밖까지 길게 줄을 늘어선 고객. ⓒSPC
    ▲ 남방상청점의 빅뱅 크렁크 카페 밖까지 길게 줄을 늘어선 고객. ⓒSPC


    중국 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주링허우(九零後, 중국의 90년대생을 지칭) 세대를 공략한 월트디즈니·YG엔터테인먼트와의 맞춤형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1월과 5월 출시한 '디즈니 캐릭터 케이크'는 한화로 4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홀케이크 매출 1,2위를 차지했다. 이를 기반으로 파리바게뜨는 디즈니로부터 우수 협력업체로 인정받아 향후 디즈니 카페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상하이 남방상청점 2층 카페 공간에 문을 연 '빅뱅 크렁크 카페'는 중국 10~20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중국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빅뱅 크렁크 카페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들이 매장 밖 50m까지 줄을 서서 입장을 대기하는 등 반응이 엄청났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상해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귀영 영업2팀 과장은 "중국의 소비를 이끌고 있는 '주링허우' 세대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해외 브랜드를 선호하며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주링허우의 성향을 홍보와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 현지 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카페 콘셉트로 리뉴얼하는 한편, 전통 누룩에서 발굴한 토종 천연효모로 만든 빵을 중국 시장에서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 ▲ 중국 파리바게뜨 중산베이루점. ⓒSPC
    ▲ 중국 파리바게뜨 중산베이루점. ⓒSPC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4년 중국 1호점을 연 뒤 상해, 남경, 북경, 천진, 대련 등 주요 상권에 총 146개(직영점 120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주재원을 포함해 현지 직원만 총 3069명에 달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전문가로 구성된 '중국베이커리공회(中国焙点工会)'로부터 '명
    성점'으로 선정되고 매년 중국 네티즌이 직접 참여하는 최고 권위 음식평가 사이트 '따중덴핑(大众点评)'으로부터 5성패를 받는 등 현지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면서 "최근에는 각 지역의 대규모 쇼핑몰에서 입점 요청이 쇄도하고, 가맹사업 설명회에 120명 이상의 예비 가맹점주들이 찾아오는 등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해와 북경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가맹 사업 등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추가로 공장을 건설한다"면서 "북경 서청개발구 화북지역 내 1800평 규모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 말 준공 예정"이라고 전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2년 간 중국 사업에서 축적해 온 역량을 집중해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내 600개 매장을 열고 2030년까지 전세계 300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