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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막바지 용선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예단은 이르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높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도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무 재조정안 구체화를 준비중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을 시작으로 현대증권 매각, 감자에 이르기까지 채권단과 신뢰를 차곡차곡 쌓아온 만큼 채권단 역시 용선료 협상이라는 큰 파고를 넘어선 뒤 안겨줄 '정상화'의 밑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가고 있는 셈이다.
◇ 데드라인은 20일…final proposal 통보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을 20일로 못박았다. 남은 시간은 열흘. 현대상선은 총 용선료의 28.4% 인하를 목표로 선주들과 막바지 협상에 온힘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총 용선료를 기준으로 평균치로 계산하면 28.4%를 절감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선박 종류와 체결 시기가 달라 인하 폭이 각각 다르다"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20일 용선료 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뒤 구조조정 절차를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4월말 해외 선주사 앞으로 용선료 조정 관련해 마지막 제안(final proposal)을 통보,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한 외부 전문기관의 실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대상자는 22개 선주사이다. 현대상선이 공시한 2015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용선료 총액은 1조8793억원이다. 이는 해운 얼라이언스 (해운동맹) 간 선복교환에 따른 사용료가 포함돼 지난해 순수 용선료로 지급한 금액은 9758억원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은 끝까지 지켜봐야한다"면서 "현재까지는 성공과 실패 반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
◇ 정상화 밑그림 그리는 채권단
채권단은 용선료 협상이 타결될 경우, 채권의 50~60%를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전체 채권의 60%인 7000억을 전환하고, 사채권자 채권까지 출자 전환에 성공할 경우 약 1조원 이상이 현대상선 부채에서 자본으로 전환된다.
채권단은 당초 출자전환 비율을 50%를 고려했으나 60%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떨어뜨리기 위해서이다. 이 경우, 현대상선은 정부의 선박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대상선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은 1565%로 올해 부채비율은 더 악화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은행은 내주 중으로 현대상선 채권 중 일반채권60%, 회사채 50%를 각각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채권단 협의회에 부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뒤 채권단 외에도 사채권자 채권을 출자전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사채권자 집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총 8042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만기 연장과 출자전환이 논의된다.
현재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비율은 50%로 가닥이 잡혀 총4021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채권단의 출자전환까지 더하면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부채가 자본으로 변신하게 된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이 모든 채무재조정 방안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의 타결을 전제로 한다"면서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까지 타결한다면 해운동맹 재편 제 3동맹에 들어가는 안도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