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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준비법인에서 3대주주 현대증권이 빠지게 되면서 자리를 대신할 후보군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묶여 있는 은행법 개정 여부가 관건이다.
증권사가 빠진 자리를 또 다른 증권사가 채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물론 업계는 모두 인터넷은행 출범 가능성이 가시화된 다음에 대타 투입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이 내달 중 K뱅크 주주단에서 빠진다. 현대증권이 지난달 KB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중복 업무 정리에 따른 결정이다.
KB금융지주는 이미 계열 은행인 KB국민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10%의 지분을 획득했다.
이후 현대증권 인수로 카카오뱅크와 K뱅크 양측 모두의 지분을 획득하게 됐지만 이해상충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현대증권이 보유한 K뱅크 지분 10%(250억원)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 이후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의 자리를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이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들은 모두 적극적이기 보다는 관심자체가 없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참여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며 "현대증권의 대주주변경 승인 이후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모두 "관심도 없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인터파크컨소시엄(아이뱅크)의 탈락으로 쓴 입맛을 다셨던 옐로금융그룹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재도전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옐로금융그룹측 역시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참여했을 당시에는 의지가 강했지만 현재는 우리가 다른 사업에 집중하느라 (인터넷은행에)신경쓰고 있지 않아 현대증권이 K뱅크에서 빠진다는 이야기도 몰랐다"며 "예비인가를 받은 기업들도 론칭을 하고 있지 않아 현재는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계 안팎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과 관련해 현대증권을 대체할 수 있거나 대체를 희망할 것으로 예상됐던 회사들이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결국 은행법 개정이 묶여 있어 공식적인 출범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쉽게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참여 결정 역시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은산분리 완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결국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됨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연내 출범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IT기업이 대거 지분출자를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주식소유제한은 큰 걸림돌이 된다"며 "지분소유를 10%로 묶어둘 경우 핀테크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가 꺾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법 개정안에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50%까지 보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넣었지만 이 부분을 19대 국회부터 야당이 반대해왔다.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에서는 상황이 더욱 불리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법 개정안 등 법안처리가 자꾸 늦어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당초 계획보다 출범시기가 늦어져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핀테크 산업의 핵심이 인터넷은행이라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출범노력이 진행될 수 있겠지만 지분참여, 특히 '대타 투입'에 대한 부분은 당사자들이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