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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협력업체 및 지역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 협력업체들은 대금 미결제 및 동결 등으로 연쇄 부도나 법정관리 위기에 놓였다. 협력업체 포함 약 1만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은 대량 실직이 우려된다.
현재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야드에는 직영 2100명과 협력사 3500여명을 합쳐 5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STX조선 계열사인 고성조선해양에는 약 2470명이 근무한다. 직영과 사내외주, 연관회사까지 더하면 약 1만명의 임직원이 실직 위기에 처한 것이다.
또 STX중공업, (주)STX, STX엔진 등 관계사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당장 어려움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STX중공업은 STX조선 매출 의존도가 높아 직격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협력사 한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서 STX 비중을 크게 줄였다. 그래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대금이 있어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TX조선과 직접 거래하는 업체들은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오너의 판단에 따른 대량 구조조정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지역경제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흥지점이나 음식점들이 타격을 받는가 하면 그 여파로 빈 점포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섰다. 우선 산업은행은 협력업체의 상황에 맞춘 맞춤형 금융 지원을 시행한다.
이와 동시에 STX조선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기업은 워크아웃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연쇄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더욱 큰 문제는 STX조선해양 법정관리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이다. SPP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의 중소 조선소들의 운명도 머지않아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성동조선은 채권단이 2조원을 지원했음에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심각한 수주난까지 겹쳐 채권단 결정에 따라 STX조선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SPP조선 역시 최종적으로 매각이 불발되면 법정관리가 유력해질 전망이다.
성동조선 또한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 수주를 못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돼 중소 조선사들의 퇴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농협 등 STX채권단은 지난 25일 실무진 회의를 개최하고 STX조선에 대한 공동관리, 자율협약을 종료키로 결정했다.
채권단이 STX조선에 대한 지원을 유지할 경우 내년까지 추가로 지원해야 하는 자금은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권단은 이미 지난 3년간 STX조선 회생을 위해 4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았다. 그럼에도 조선업 불황에 따른 수주감소로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추가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론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