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 지속…부유층, 확실한 상품에 몰려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 2237만원으로 최고치

  •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3.3㎡당 8000만원이 넘은 역대 최고가 단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연쇄적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표 고급단지 '한남더힐'의 첫 일반분양이 이달 말 진행된다.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전용57∼244㎡ 600가구로 이뤄졌다. 이 중 100여가구 이상이 일반분양으로 등장한다.

    특히 펜트하우스(전용244㎡)가 3.3㎡당 분양가 8000만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앞서 이 상품의 실거래가는 79억원 선이었다. 이는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부산에서 선보인 '엘시티더샵'의 분양가를 넘어서는 가격이다.

    한남더힐 시행사 한스자람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한남더힐에서도 12가구밖에 없어 희소성이 있다"며 "한남더힐에 입주를 기다리는 수요는 충분해 일반분양은 빠르게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고가 아파트의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한남동 외인주택 부지 6만677㎡ 규모의 사업이 개발을 앞두고 있다. 대신증권 계열사 대신F&I는 이달초 6242억원(낙찰가율 102%)에 해당 부지를 사들였다. 추후 가구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땅값에다가 고도제한이란 한계로 고급 단지를 조성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업 규모나 분양가에 대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내년 분양을 목표로 준공까지 3년 정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가 상품이 등장하면 전반적인 분양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비슷한 입지나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한남동 고가 상품의 가격대까지 분양가가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인근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237만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1949만원에서 288만원 오른 수치다.

    올해 가장 분양가(3.3㎡당 기준)가 비쌌던 단지는 △신반포자이 4457만원 △래미안 블레스티지 3944만원 △래미안 센트럴스위트 2760만원 △상도 두산위브트레지움2차 2380만원 순이었다. 즉 수도권 재건축 단지가 분양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들 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수십대의1을 기록했다. 미래가치가 확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다.

    심교연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유층들이 수익이 확실히 보장된 상품만을 찾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이 고가 아파트 수요를 유지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고가 아파트는 수요가 한정돼 있어 전반적인 분양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최근 분양시장은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건설사도 시장 상황에 맞지 않게 분양가를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