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안전목표 달성하면 기본급 보너스日 하네다공항 화재 사고기 엔진 정비 소홀 가능성 제기… 4월 중정비 때 이상 없음 판정
  • ▲ C체크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대한항공
    ▲ C체크 중인 대한항공 여객기.ⓒ대한항공


    일본 하네다(羽田)공항 활주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의 엔진 정비 소홀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의 안전의식 고취가 헛구호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직원의 안전의식을 높이고자 안전장려금 제도를 도입했지만, 목표한 대로 안전을 잘 지켜 전 직원이 보너스를 받은 사례는 1997년 이후 총 7번으로 전체 시도 횟수의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 직원이 안전에 관심을 두고 무사고 안전운항을 달성할 수 있는 환경과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1997년부터 안전장려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보통 12개월 단위로 회사가 정시운항, 사고예방 등 항목별로 안전도를 지수화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평가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전 직원에게 기본급의 100%를 장려금으로 주는 제도다.

    정한 기간 내에 안전운항 등에 문제가 생겨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실격 처리되며 문제가 발생한 다음 달부터 12개월간 다음번 도전이 시도된다. 가령 제1차 무사고 목표 기간을 2016년 1월부터 12월까지 잡은 상태에서 4월에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5월부터 내년 4월까지 제2차가 운영되는 셈이다. 현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제25차가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체계적인 안전 강화 시스템의 하나로 안전장려금 제도 운영을 꼽는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안전장려금 지급 실적은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6월까지 총 24차가 진행된 가운데 장려금이 지급된 사례는 7차례에 불과하다. 전체 시도 횟수의 29% 수준이다. 가장 최근에는 2012년에 장려금이 지급됐었다.

    대한항공 설명대로면 장려금은 단지 한두 건의 실수로 실격 처리되지 않는다. 안전의 핵심인 정시운항을 비롯해 정비·항공·운항 등 유형별로 감점과 가점 기준을 마련해 이를 계량화한 결과로 종합평가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제25차부터는 안전과 관련한 다양한 지수가 고르게 반영될 수 있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가점제도도 강화해 위험 요소 보고 건수가 증가하거나 안전과 관련해 표창을 받으면 점수가 가산된다"고 부연했다.

    회사에서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최근) 3년간 평균의 안전지수를 반영해 설정한다"며 "기본적으로 큰 사고가 없으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돌려 말하면 장려금 지급 실적이 저조한 것은 대한항공 임직원의 안전의식이 회사에서 정하는 일반적인 수준의 목표나 기대를 밑돈다는 얘기다. 대한항공의 안전의식 고취가 헛구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지난 27일 오후 12시40분께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출발하려고 이륙하던 중 왼쪽 엔진에서 불이 난 대한항공 여객기는 엔진 정비 소홀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가 불이 난 엔진의 내부를 내시경으로 조사한 결과 연소실 바로 뒷부분에 있는 터빈 블레이드(회전날개)가 수십 개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기가 이용한 활주로의 약 600m 지점에 엔진커버와 회전날개 등 부품이 집중적으로 흩어져 있고 여기서부터 700m 되는 지점까지 비행기 타이어 자국이 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기가 이륙하려고 활주로를 600m쯤 달리다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사고기가 지난 4월 중정비인 C체크를 받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태도다. C체크는 비행기가 5500회 뜨고 내리거나 점검을 받은 지 2년이 지나면 시행하는 점검으로, 7~14일간 400개 이상의 항목을 살핀다.

    대한항공 한 정비 관계자는 C체크에 대해 "항공기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C체크를 해보면 여기저기 금이 간 곳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 ▲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엔진에 불이 난 대한항공 여객기.ⓒ대한항공
    ▲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엔진에 불이 난 대한항공 여객기.ⓒ대한항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