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불신커져 친환경 제품 찾는 발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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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화학용품 공포' 현상의 여파로 인해 이른 더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화학살충제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모기장이나 허브식물 등 해충 기피 효과는 있지만 화학약품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일 온라인쇼핑사이트 11번가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모기 등 해충 대비 용품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스프레이형 모기퇴치제, 액상형 모기약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6%, 18% 늘어나는데 그쳤다.

    김종용 11번가 생활주방팀장은 "올해 이른 더위에다 지카 바이러스 우려까지 겹쳐 모기 등 해충 관련 상품 수요가 일찍부터 늘고 있다"며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스프레이형 모기약의 증가율(작년동기비 6%)은 매우 저조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티몬에서도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전체 해충방지 제품군 매출은 이른 더위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3배에 이르렀지만, 세부 품목 가운데 화학 살충제는 25%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이른바 '친환경' 해충 용품을 찾는 소비자는 크게 늘었다.

    11번가에서 모기장·방충망 매출(5월 1~29일)은 1년전의 두 배로 뛰었고, '해충 퇴치 식물'도 82%나 급증했다. 해충 퇴치 식물은 모기 등이 싫어하는 향을 내뿜는 구문초, 벤쿠버, 야래향 등을 말한다.

    암모기가 싫어하는 숫모기 날개소리를 초음파로 흉내낸 초음파 해충퇴치기 매출도 54% 불었다.

    티몬의 방충망 매출(5월 1~24일)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배에 이르렀고 원터치 모기장(3.3배), 모기채(2배), 일반 모기장(51%↑) 등도 많이 팔렸다.

    지난달 2일부터 29일까지 옥션에서도 모기장·모기채·방충망 등 유해화학 물질 논란과 상관없는 모기·해충 퇴치용품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75%나 늘었다.

    해충 기피제로 활용되는 한방 재료도 두 배 가까이 불었는데, 예를 들어 통계피의 경우 침대 옆에나 창틀 등 모기가 오가는 길목에 두면 모기를 쫓는 효과가 있다.

    김종용 11번가 생활주방팀장은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 때문에 소비자들이 화학용품 전반에 대해 큰 불안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올해 여름 살충제 시장에서는 화학물질 제품보다 모기장, 방충망, 해충퇴치 식물 등 친환경 상품 수요가 두드러지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