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과천시·LH 사업추진 MOU… 공사중단 방치건축물 정비 신호탄
  • ▲ 우정병원.ⓒ연합뉴스
    ▲ 우정병원.ⓒ연합뉴스


     '과천의 흉물' 우정병원이 철거되고 주거용 건물로 정비된다.

    국토교통부는 9일 과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19년째 공사가 중단된 과천 우정병원의 정비 선도사업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는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국토부는 정비사업 모델 개발을 위한 사업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각종 제도개선에 나서 사업기간 단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LH는 건축주로부터 건축물을 협의 또는 수용방식으로 취득해 건물을 허물고 아파트 등 주거용도로 정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건축물 여건과 도시미관, 지역경제 현황 등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과천시는 건축주 등 이해관계자와 채권관계 협의, 시민의견 조율 등을 맡고 인허가 등 조속한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이번 선도사업은 지난해 7월9일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한 방치건축물 정비의 하나로, 사업이 완료되면 2014년 5월 시행한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이후 첫 정비사례가 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과천·원주·영천·순천시 등 4곳의 방치건축물을 선정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방치건축물 정비의 신호탄이 될 과천 우정병원은 1997년 8월 공정률 60% 상태에서 시공사가 부도나 공사가 중지된 채 19년째 방치되고 있다. 건물주가 5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도시미관도 해치는 지역의 흉물로 전락했다.

    우정병원은 IMF 시절인 1998년 6월 퇴출기업으로 지정돼 이듬해 거붕의료재단에 인수됐고 이후 경매 등의 절차를 거쳐 소유권자가 수차례 바뀌면서 채권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태다.

    과천시는 그동안 채권단 협의 등을 통해 재건축 대책을 마련해왔으나 공사 재개를 위한 사업성 부족과 복잡한 채권관계 등으로 말미암아 정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과천시는 지난 3월 우정병원 터를 실버타운으로 재활용하고자 사업자 공모에 나섰지만, 참여한 법인들이 기존 건물을 장례식장이나 노인요양병원으로 활용하겠다는 투자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추진이 무산됐다. 사업제안이 과천시와 시민들의 바람과 맞지 않는 데다 우정병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구세군이 운영하는 요양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LH는 기존 건물을 헐고서 새 건축물을 지어야 하므로 맨땅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며 투자금 회수를 위해선 주거용 건물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견해다. 과천시가 관광지도 아니고 공동주택에 대한 수요는 높은 만큼 상업용 건물을 짓기보다는 주거용도로 재건축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과천 선도사업을 방치건축물 정비사업의 성공모델로 보급하겠다"며 "나머지 선도지역 3곳에 대해서도 채권자 협의 결과 등을 반영해 차례대로 MOU를 맺고 사업계획 수립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