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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했다. 지난해 6월 이후로 1년만에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수출부진과 해운·조선사 부실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선재적 대응을 위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6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에서 0.25%포인트 내린 1.25%로 전원일치로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의 이번 인하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었다.
앞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관측이 우세했다.
오는 14∼15일(현지시각) 예정된 FOMC와 23일 영국의 EU탈퇴 주민투표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자칫 가계대출 확산을 부채질 할 수 있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7000억원 증가했다.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증가폭이다.
이에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상대로 기준금리에 대한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4%가 '동결'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문제보다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선제적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정이 본격화 되면 대외 수출은 물론 대규모 실업 등에 따라 경기가 악화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정책이 어제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과 무관하다"며 "다만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이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경기를 보면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소비 등의 내수의 개선 움직임도 약화됐다.
지난달 수출지표를 보면 전년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이는 지난 4월(11.2% 감소)보다 감소폭은 줄었으나 올 들어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은은 대내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업구조조정 추진, 글로벌 교역 부진 등으로 성장겨로상의 하방리스크가 증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기업구조조정 진행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