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제품·서비스망 확대로 공세현대차, 서비스 품질 제고로 맞불
  • ▲ 현대차 엑시언트.ⓒ뉴데일리경제
    ▲ 현대차 엑시언트.ⓒ뉴데일리경제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까지 수입 브랜드의 내수시장 공세가 위협적이다.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자, 현대자동차는 이례적인 품질보장 서비스를 내놓는 등 안방 사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산 대형트럭·특장 차종 판매(1~4월 누적)는 총 8215대로 집계됐다. 현대차 3562대, 기아차 4270대, 타타대우 1619대 등이다. 


    반면 볼보, 만, 다임러, 스카니아 등 수입차는 2671대를 판매하며 전체 시장의 32.5%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19.6%)보다 12.9%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이들 수입차는 대부분 5톤 이상 대형트럭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실제 점유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의 경우 중소형 트럭과 특장차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트럭만 놓고 보면 1~4월 기준 수입차는 지난해 1149대에서 올해 2015대로 판매가 급증했다.


    반면 현대차는 2015년 동기간 2400대, 올해 2356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타타대우는 1003대에서 1236대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수입차가 인기를 끈 것은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신차 출시와 단점으로 부각됐던 A/S망을 확대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볼보트럭코리아는 2020년까지 국내에서 연 4000대의 트럭을 판매하겠다며 서비스 품질 제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 27개 서비스네트워크를 24시간 운영하며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임러트럭은 올해 뉴 아록스 6x4 에어서스펜션 카고 트럭과 뉴 아록스 25.5톤 덤프트럭 등 5종의 신형 상용차를 공개했다. 정기적인 유지보수와 보증 연장 프로그램과 순정 부품 할인 프로그램 등을 제공,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 현재 17개인 서비스네트워크를 2개 늘린 19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상용차 부품 재고도 2014년 신규 부품물류센터(PDC) 개소 이전 대비 40% 이상 확충하고, 공인 정비 인력을 2015년 대비 44% 확대할 방침이다.

     

  • ▲ ⓒ만트럭
    ▲ ⓒ만트럭


    만트럭버스코리아는 처음으로 '2016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 만트럭은 아시아 프리미어 모델 2종을 포함해 총 4종의 신차를 공개했다.


    연초 만트럭은 적극적인 투자로 국내 상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경기 용인 하갈동에 1000만 달러를 투입해 본사 건물과 직영 서비스센터를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제주 등 5개 서비스센터를 신설하고 순천, 포항 등 2개 사업소를 리노베이션해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는 16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볼보트럭과 만트럭은 본사 최고경영진이 연초 방한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태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새로 취임한 마틴 룬스테트 볼보그룹 회장은 유럽을 제외한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마틴 룬스테트 회장은 "지난해 한국은 볼보트럭이 진출해 있는 전 세계 143개국 중 매출규모 5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의 지속적인 개발과 성장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만트럭버스그룹의 최고경영진 제론 라가드 글로벌 세일즈 총괄 수석 부사장도 한국을 찾았다. 제론 라가드 총괄 수석 부사장은 "만트럭버스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기반으로 높은 판매고와 고객 로열티를 자랑하는 상용차 브랜드"라며, "한국은 만트럭이 진출한 비유럽권 국가 중 세 번째,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큰 중요 시장으로, 본사 차원의 공격적인 변화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수입차 업계는 그간 단점으로 꼽혔던 A/S 등 고객서비스를 대폭 개선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 ▲ ⓒ다임러트럭코리아
    ▲ ⓒ다임러트럭코리아


    하지만 국산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는 법적 규제로 서비스망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 80여개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지만, 정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정비업체를 등록하면서 대기업인 현대차는 더 이상 서비스망을 확대할 수 없게 됐다.


    이에 현대차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안방 지키기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현대차는 상용 대형트럭 엑시언트의 엔진/동력 계통 무한 보증 서비스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했다. 또 일반부품에 대해 3년 무한 보증수리를 유지했다.

    내구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고객에게 보여주는 동시에 유지비 부담을 덜어줘 고객 유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신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상용차를 생산하는 전주공장에 2020년까지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상용차 신차 연구개발과 전주공장 생산능력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주공장은 현재 연 6만5000대 규모에서 단계적으로 10만대까지 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5톤 이상 트럭시장에서 수입차와 국산차 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형 트럭은 서비스 품질이 중요한 만큼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