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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1조원 출자방안 마련시점을 한 달 연기했다. ⓒ 뉴시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한진해운의 1조원 출자방안 마련시점을 한 달 연기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적어도 한 달 간 출자에 대한 압박을 덜고 용선료 협상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해운 투톱 중 현대상선은 현재 용선료 인하를 마무리한 상태이지만 한진해운은 인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한진해운은 자율협약을 신청할 당시 4천억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제출했다.
20일 채권단·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 채권단과 채무조정 등에 모두 성공하더라도 올 연말까지 별도로 1조원이 필요하다.
특히 채권단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경영정상화 때 우선매수청구권을 줄테니 1조원을 지원하라"고 압박해왔다.
이에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에서 4천억원을 내놓을 테니 채권단에서 6천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산업은행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현재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료 등 일부를 외상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 신규 자금 지원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국내 1위이자 세계 8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내몰 수는 없는 실정이다. 채권단이 출자방안 마련 시점을 늦춘 데는 우선 한진해운의 숨통을 터주고 계획대로 6천억원의 추가 자금을 받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현재 한진해운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홍콩·유럽계 펀드 등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이 내달까지 추가 자금 유치에 성공할 경우 채권단과 자율협약도 지속시키고 용선료 인하 협상도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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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춘 데에는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뉴데일리
동시에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낮춘 데에는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상선의 디얼라이언스(THE Alliance)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6개 회원사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4곳은 찬성한 반면 한진해운과 일본의 K라인만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채권단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이 현대상선 해운동맹 가입 승인 조건으로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및 한진그룹의 출자 규모를 축소, 채권단의 신규지원을 얻어내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은 더이상 신규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 회생의 마지막 단추를 채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진해운의 도움이 필요해 막판 빅딜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지난 5월 자율협약을 개시하면서 3개월의 채무 만기연장을 결정했다"면서 "만기 재연장을 위한 채권단과의 추가적 협상까지 뒤엉켜 있어 출자방안을 결정해야 하는 내달이 자율협약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