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초과지분 中 증권사 매각, 거래소·당국 반대로 무산업계 "거래소 적극적인 배당 나서면 연기금·보험업계서도 관심 보일 것"
  • ▲ ⓒ한국거래소
    ▲ ⓒ한국거래소

    NH투자증권이 보유 중인 한국거래소 지분 중 3.26%를 최근 중국 국영 증권사에 매각하려다 무산된 것과 관련해 당국과 거래소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거래소가 적극적인 배당을 실시해야 지분 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기관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NH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인해 거래소 지분 8.26%를 보유 중이다.


    단일 주주가 거래소 지분 5% 이상을 보유할 수 없다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초과 지분 매각대상을 꾸준히 물색해왔고, 중국 증권사에 초과지분을 매각하려 했으나 당국의 부정적인 입장에 따라 계획을 접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이사회가 중국계 자본에 거래소 지분을 파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그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상장을 추진 중인 거래소 입장에서 과거 공공기관으로서 얻은 독점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자본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지냈던 김기식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외국 자본이 주요주주가 된 뒤에 상장되는 민간기업의 본사를 특정지역(부산)으로 법률에 규정할 경우 국제적인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위원회와 거래소가 지주회사 전환 및 상장을 밀어붙이며 내건 명분 중 하나가 해외합작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중국 증권사에 대한 거래소 지분 매각 무산은 모순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NH투자증권을 비롯한 거래소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증권사들은 초과 지분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증권과 합병을 앞둔 KB투자증권의 경우 보유 중인 거래소 지분이 3.12%인 상황에서 현대증권이 보유 중인 거래소 지분 3.29%을 얹게 돼 합병법인의 지분은 6.41%로 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5.83%를 보유 중이기 때문에 0.83%를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해당 증권사들은 모두 "안파는 것이 아니고 못파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장 과징금이 부과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초과 지분이 고민거리긴 하지만 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


    증권사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사는 살 의지가 많이 있는 것 같지만 금융위와 거래소의 관계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계 매각이)쉽지 않고, 민감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거래소나 당국은 공익기금에 대한 이슈가 중요할 것"이라며 "거래소 상장 이후 상장차익에 대한 부분을 외국계 주주에게 요구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분율이 일정부분 이상을 확보한 이후 경영에 참여하려 할 경우를 우려해 외국계 자본에 거래소 지분을 넘기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처럼 거래소와 당국이 국내 금융기관 등을 지분매각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매각대상을 찾기 위해서는 거래소의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당수익이 안정적으로 나오면 배당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 투자자가 유입되고, 결국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수익을 통해 적극적으로 배당을 하면 배당수익률도 좋아져 국내 연기금이나 보험사 같은 장기투자 기관이 거래소 지분을 사서 장기적인 수익률을 노리면 좋은데 최근 거래소가 배당을 안해왔다"며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나오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