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입주 까다로워진다…국토부, 소득·자산기준 정비 추진

정부가 주거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거주공간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기준을 정비한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및 관련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7일부터 입법예고(40일간)와 행정예고(20일간)한다고 26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입주자들 중 고액 자산을 보유한 입주자들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며 "기존 임대주택 목적에 따라 거주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선 공급하기 위해 기준을 정비한다"고 말했다.

◇입주자 선정시 금융자산도 포함

우선 입주자 선정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에는 입주자 자산에 대해 부동산·자동차가액만 제한했다. 이번에 금융자산(부채 반영) 등을 포함해 총자산과 자동차가액 기준을 적용한다. 국토부는 복지부가 마련한 시스템을 통해 개인 금융자산 정도를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유형별로 보면 영구·매입·전세임대주택은 총자산 1억5900만원 이하가 적용된다. 국민임대주택은 총자산 2억19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입주·재계약이 가능하다.

행복주택도 입주 계층별 특성에 따라 차등화한다. 신혼부부·고령자·산단근로자는 국민임대주택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대학생·사회초년생은 7500만원과 1억8700만원 이하 자산 기준을 충족시켜야 입주 가능하다.

자동차는 사회초년생·신혼부부는 국민임대주택과 동일한 2500만원이 적용된다. 대학생은 자동차를 소유하면 입주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변경된다.

◇입주자 소득기준 마련

입주자 선정 시 현재 소득기준 유형에 대해서도 제도를 신설·조정한다.

영구임대주택 1순위 입주자 중 장애인·탈북자 등과 국가유공자에 대해서 기준을 마련한다. 기존에 이들은 소득기준을 적용받지 않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들에게도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소득의 70% 기준을 적용한다. 여기에 2순위 입주자 유형으로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 100% 이하인 장애인 가구를 신설한다.

다만 매입·전세임대 주택 1순위 입주자 중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 70%이하 장애인 가구는 1순위로 상향해 입주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행복주택도 신혼부부·산단근로자 중 맞벌이 가구에 대해 소득기준을 완화(100%→120%)하던 규정을 삭제한다. 기존 소득기준에서 벗어난 맞벌이 가구는 기존 전월세 시장에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판단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주기준(소득·자산) 정비를 통해 소득·자산기준이 체계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입주자간 형평성 등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약 기준 강화…"유예기간 통해 주거마련 여유 줄 것"

국토부는 입주 후 자산 증가로 대상에서 벗어난 이들이 계속 주거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계약 기준도 강화한다.

영구·매입·전세·국민임대주택 입주자가 재계약을 원한다면 소득이 입주자격 기준 자산 1.5배 이하를 충족시켜야 한다. 자산도 입주자격 기준액 범위 이하로 제한된다.

기초수급자는 입주시 일반 입주자보다 엄격한 소득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재계약시에는 일반 입주자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국토부는 재계약 기준을 초과해도 1회 재계약이 가능하도록 방침을 세웠다. 유예기간을 제공해 갑작스러운 퇴거로 주거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입주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실제 전세자금 대출·공공임대 입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영구임대주택 입주 대기자가 3만명이 넘고 평균 대기시간도 2년에 가깝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주거복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