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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본고장인 유럽에서 고급브랜드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DS. 연초 PSA그룹의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DS 최상위 모델인 뉴 DS5를 통해 국내 럭셔리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프랑스식의 세련된 디자인과 PSA그룹의 첨단 기술력이 담긴 이 모델은 독창적인 콕핏 스타일과 제니스 글래스 루프,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하지만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 몰아닥친 '디젤 역풍'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한불모터스로써는 타이밍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뉴 DS5를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주행해 봤다.
시승 차량은 뉴 DS5 2.0 BlueHDI로,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다. 서울 양재동 일대에서 만난 신형 DS5는 4도어 쿠페 스타일로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강인한 인상의 육각형 모양의 그릴은 크롬으로 마감됐다. 3개의 LED와 1개의 제논 모듈로 조합된 LED 제논 헤드라이트는 차량의 고급감을 더하기 충분했다.
후면부에는 더블 크롬 머플러와 'ㄱ'자 모양의 리어 콤비네이션 라이트, 리어 스포일러는 강력한 주행성능을 암시한다.
신형 DS5 내부는 최상위 모델답게 인테리어는 물론 마감까지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실내는 독특하면서 품격이 느껴졌다.
가죽 소재에 크롬 장식으로 마감한 D컷 스티어링 휠이 장착돼 있었고 센터콘솔에 컨트롤 스위치를 집중시켜 운전 중 조작 편리성을 더했다. 일반 차량과 달리 창문 개폐버튼은 물론 도어 버튼도 한곳에 모아 놓았다.
헤드콘솔에는 3피스타입의 제니스 글래스 루프 장착 버튼과 2개의 선글라스를 보관하는 수납공간도 있었다. 제니스 글래스는 개별적으로 조절이 가능해 뛰어난 개방감을 보여줬다.
넉넉한 수납공간을 요구하는 유럽 차량답게 트렁크 공간만 468리터에 달했고,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최대 1600리터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자 PSA그룹의 최신 기술력이 담긴 BlueHDI 엔진이 우렁찬 배기음을 내뿜었다.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m의 강력한 힘을 갖춘 뉴 DS5는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경쾌하게 도로를 달려나갔다.
저속 구간에서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되도록 세팅돼있어 도심 주행에서도 불편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요소수를 활용한 SCR에 DPF(디젤 입자 필터) 기술을 조합한 디젤 차량이어서 환경에 유해한 디젤 차량이라는 부담이 없었다.
한불모터스는 PSA그룹의 BlueHDI 엔진이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90%까지 줄이면서 미세먼지를 99.9%까지 제거하는 등 가솔린 엔진보다 더 환경친화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최신 디젤 차량치고는 엔진음이 실내로 다소 크게 들려왔다. 다행히 정차 중에는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있어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또 에어컨 작동 소음도 컸다. 풍량을 중간 이상으로 올리면 다소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정차 시 시동이 꺼지고 다시 움직이면 재시동을 걸어주는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은 쓸만했다. PSA그룹의 이 시스템은 부드럽고 정숙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전석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도 달려 있어 장시간 주행 시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DS5는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6단 자동변속기 EAT6는 빠르게 기어를 변속하며 가속도를 올렸다. 다소 뻑뻑하다고 생각됐던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에게 민첩하게 반응하며 원하는 대로 움직여줬다. 특히 코너 주행 시 안정성이 인상 깊었다. 고속으로 회전구간에 들어섰음에도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줘 차량이 밀려나지 않도록 도와줬다.
뉴 DS5의 판매가격은 So Chic 4590만원, So Chic+ 4950만원이다. 국내에서 5000만원 이하에 만나볼 수 있는 럭셔리 크로스오버 세단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