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를 위한 세무조사 촉구대회', 조종사노조 120여명 참석사측 "회사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 단호하게 대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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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가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회사를 세무조사 해달라는 '전대미문'의 청원 시위를 벌였다. 한진해운 구조조정 등 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종사노조는 이날 시위를 강행했다.

    9일 오후 2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120여명은 서울시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세무조사 촉구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1시50분쯤 조종사 정복과 모자를 쓴 기장 및 부기장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후 2시가 되자 건물 앞 인도에 대열을 갖추고 시위 준비에 나섰다. 이들이 인도를 막아서면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차도 등으로 우회해야 했다. 심지어 도로변에 세워둔 조종사노조 측의 차량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앞 도로는 일대 혼잡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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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 및 회사의 탈세 의혹 등을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청원했다.

    조종사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이 사랑해준 태극마크의 대한항공이 재벌의 부도덕 경영으로 인해 침몰해서는 안된다"며 "내부로부터의 정상화가 불가능한 지금 국가 권력의 엄정한 조사를 통해 대한항공의 부도덕한 경영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부실 경영의 진실을 철저히 파헤쳐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고 임금교섭을 통해 부의 올바른 분배와 노동자의 정당한 대우를 받아낼 것"이라고 결의했다.

    조종사노조는 앞서 지난달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회사 세무조사 청원서를 받아왔지만 이날 직접 집회를 갖기까지는 회사의 부당한 인사조치가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에 속한 다수 조합원을 올해 기장 승진 대상에서 누락시켰고, 지난 6월 집회에 참석한 일부 조합원들의 경우 최근 교관직에서 면직시켰다고 주장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정작 지금 이 집회자리에 당연히 참석해야 할 우리 이규남 노조위원장은 부기장 강등으로 오늘 부기장 훈련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집회를 하는 지금 이순간에도 회사는 더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며 우리를 협박하고 있지만 우리는 더 하나로 뭉쳐서 투쟁할 것이며 피해를 받은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조종사노조 집행부는 회사가 어려움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5000만원에 달하는 연봉을 올려 받기 위해 회사를 음해하는 이기적인 대외 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회사는 노사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으나, 근거없이 의혹을 남발하는 등 회사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노조도 앞서 조종사노조의 이 같은 행동을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일반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조종사노조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세무조사 청원 등과 같은 무책임한 의혹 남발하고 있다"라며 "근거없는 루머가 회자될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조종사 직종보다는 타 직무를 수행하는 대한항공 직원들과 가족들, 타 노동조합에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5년 임금교섭에서부터 37%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1.9%를 고수하며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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