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프로젝트 예상 수익률 5% 내외로 현실적으로 불가능대규모 복합개발 기대감 반영 "사업성 확보 가능" 의견도
  • ▲ 그랑시티자이 조감도.ⓒGS건설
    ▲ 그랑시티자이 조감도.ⓒGS건설


    GS건설이 경기 안산시에 들어서는 '그랑시티자이' 분양가 책정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수익률이 9% 이상 발생하면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발전기금을 안산시에 지급한다는 계약조건 때문이다. 

    그랑시티자이(안산 사동 90블록)는 36만9835㎡ 부지에 공동주택 6600가구·R&D 연구복합시설·호텔·문화시설 등 총 3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개발사업이다.

    안산 사동 90블록 복합개발사업 시초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산시는 GS건설·삼성물산·동훈·우리은행·하나은행 등이 참여한 GS건설 컨소시엄과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담당 공무원 비리와 당시 사업에 참여키로 한 리먼브라더스 부도로 10여년간 표류했다.

    삼성물산도 지지부진한 개발속도와 주택사업을 축소하는 회사 분위기가 겹치면서 손을 뗐다. 결국 GS건설 컨소(GS건설·동훈·KB부동산신탁 등)는 사업단을 일부 교체하고 지난 6월 안산시와 8012억원에 토지매매를 체결했다.

    문제는 안산시와 맺은 계약조건이다. GS건설 컨소는 이번 프로젝트가 수익률 9%를 초과하면 안산시에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개발기금을 지급하기로 협의, 계약서에 명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비상식적인 조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건설사가 개별수익률을 공개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을 비춰보면 수익률 9% 이상을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A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와 수익률 상관관계는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는다"면서 "GS건설 컨소는 수익률 계약조건으로 분양가 책정에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 사동 프로젝트 예상사업비는 3조7000억원으로 수익률 9%는 3330억원이다. 만약 9% 수익이 발생해 안산시에 개발기금을 부담하면 GS건설 컨소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1330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는 총사업비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3.59%에 불과하다. 즉, GS건설 컨소가 수익률 9%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저렴한 분양가는 빠른 계약속도로 이어진다. 다만 수익률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높은 분양가가 반드시 수익률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다.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 추가비용 투입으로 예상보다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GS건설 컨소는 지자체가 분양승인을 내주는 만큼 분양가 책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건설 관계자는 "건설사가 수익률을 9% 이하로 예상하고 분양가를 책정하면 개발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면서도 "시장 상황과 지자체와 관계 등 단순히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9% 수익률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사가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개별 프로젝트 평균 수익률은 5% 내외. 결국 안산시가 사업 연기에 대한 부담으로 GS건설 컨소에 과도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안산시청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위해 GS건설 컨소와 신뢰를 바탕으로 많은 의견을 나눴다"며 "GS건설 컨소가 개발기금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시장 분위기도 분양가 책정에 고민 요소 중 하나다. 내달 등장하는 그랑시티자이 아파트 3728가구(1차) 가운데 전용 84㎡ 이상은 3273가구다. 즉 분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소형 상품 비율이 절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인근 신규아파트 청약성적도 좋지 않다. 지난 6월 대림산업이 분양한 'e편한세상 상록'은 1순위 청약경쟁률은 0.23대 1을 기록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안산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져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대단지로 들어서는 만큼 외부 투자수요를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유입을 위해 필수요소로 신안산선 개통이 꼽힌다. 신안산선 1단계 구간은 안산과 여의도를 잇는 연장 43.6㎞로 사업비 3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2023년 개통하면 여의도까지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어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다만 사업이 연기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계획보다 한두달 연기되고 있지만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진행되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는 게 인근 개업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푸르지오 텃밭으로 불리는 안산시에서 '자이'가 첫 등장해 관심이 높다는 의견이다. 특히 원스톱 생활이 가능한 미니신도시급 규모로 조성된다는 것도 호재다.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안산시 주민들도 10년 가까이 개발이 연기되면서 포기했던 사업지"라면서 "홍보관을 둘러보고 찾아와 분양가와 입지 등을 묻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GS건설은 청약을 앞두고 분양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내달 우선 1차분으로 지하 2층∼지상 49층·16개동·아파트 3728가구와 주거용 오피스텔 555실을 공급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안산시 최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다양한 근린생활 시설이 들어서면 원스톱 생활이 가능하다"며 "안산시에서 자이 브랜드가 처음으로 등장해 분양 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