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력 등 '생존 전략 찾기'에 머리 맞댄 車업계 CEO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 사장단이 생존 키워드로 노동 유연성과 노사 관계를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오전 주형환 장관 주재로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자동차 업계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박동훈 르노삼성 대표이사,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최종식 쌍용차 사장,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유병규 산업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미래차 시장 대응 방안 외에도 노사 관계 등 완성차업체들의 고민들이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체적으로 노동 유연성에 대해서 말을 많이 했다"며 "대체근로, 파견 근로 등이 나왔는데 우리나라는 이런 제도가 허용돼 있지 않아 정부가 관심을 갖고 추진해달라는 제안이 나왔다"고 말했다.

대체 근로의 경우 모든 사업장에서 파업기간 중 외부인력을 채용해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노동법은 대체 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금속노조 등 노조의 힘이 강해진 만큼 법 개정을 통해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게 CEO들의 주장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도 파업에 대해 우려하며 노사 양측의 상생과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주요 업체들의 파업에 따라 8월에만 생산 차질 2만8000대, 수출 차질 2억6600만 달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출 회복세 전환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주 장관은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에 비해 주요국 대비 생산성은 떨어진다"라며 "극심한 대립으로 매년 발생하는 파업이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간 협력을 재차 당부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 노사간 양측이 협력해 조기에 조업이 정상화 됨으로써 수출회복 전선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간담회에 모인 자동차업계 CEO들 역시 이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하반기 중에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연료전지 생산 확대를 위한 생산라인 투자, 전기차·수소차 보급을 위한 카쉐어링 시범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기아차 역시 친환경 기술 R&D 투자를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내로 초소형전기차 트위지의 국내 출시와 1톤 전기트럭 상용화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트위지는 전량 스페인에서 수입해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다. 음식배달·택배 등 상업용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트위지의 부산공장 생산은 향후 판매를 보고 결정할 사안으로 당장은 부산공장이 너무 바쁘다"며 "국내에서 전기차로 분류돼 전기차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 보조금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이뤄질 수 있어 경쟁력은 충분할 것"이라고 전했다.

쌍용차는 현재 상용화 개발 중인 전기차 모델을 2~3년 내에 출시하겠다고 계획을 전달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전기차 개발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구체적인 출시계획 등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