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 성장세 '제동' 우려유럽차 성장률 1%p 이상 감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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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브렉시트) 우려가 확산되면서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그나마 양호한 유럽시장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국산차 업체들도 수요둔화 여파로 인한 불똥이 튈 수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영국은 세계에서 14번째로 자동차 생산량이 많은 나라이고, 내수 규모도 263만대(승용차 기준)로 유럽에서 독일에 이어 2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난 5월 판매를 보면 전년동월 대비 영국은 2.5% 성장에 그쳤지만, 이탈리아(27.3%), 프랑스(22.3%), 스페인(20.9%), 독일(11.9%) 등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유럽 전체 평균 역시 15.5%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브랜드별로는 폭스바겐그룹이 32만1898대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월보다 8.8% 늘어나 수치다. 이어 르노그룹이 13만9014대, PSA그룹이 13만7724대 판매하며 각 27.9%, 17.6% 성장했다.


    FCA그룹은 9만8011대로 7.4% 판매를 늘렸고 GM, 포드, BMW는 각가 8만8208대, 8만7766대, 8만7713대를 판매하며 6.6%씩 증대됐다.


    이어 다임러는 7만9908대(14.1%), 토요타 5만3945대(19.4%), 닛산 4만5009대(2.0%), 현대차 4만3285대(17.6%), 기아차 3만9445대(15.9%) 순으로 판매가 많았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이 브렉시트 파문에 휩싸이면서 자동차 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관세 문제가 발생해 가격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내 생산공장을 둔 회사는 EU 회원국에 수출 시 관세가 붙게 되고,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현대차는 투싼이 서유럽에서 판매호조를 기록하고 있고 i20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 신차효과와 볼륨모델인 시드, 프라이드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 역시 티볼리에어의 유럽판매가 본격화되면서 답답했던 수출길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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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쌍용차


    하지만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유럽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돼 성장세에 제동이 우려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EU 탈퇴 시 2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영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수출세율이 달라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이 걱정"이라고 전했다.

     

    문용권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非 EU 회원국으로서 EU 회원국과 자유무역을 하는 지위를 얻지 못하고 WTO 회원국으로서의 최혜국대우(MFN)를 적용받게 되면 약 10%의 EU 관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영국을 유럽 내 생산기지로 삼은 주요 완성차업체의 수출 가격경쟁력은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업체 역시 브렉시트에 따른 제도·정책 변화는 물론 심리적 위축에 따른 차 수요둔화 여파를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내 주요 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영국 이외로 본사를 이전하거나 인력·구조조정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수요가 크게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 


    또 영국과 인접한 국가의 경우 무역·금융제도 등 연관성이 높아 자동차 판매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영국에서 자동차를 생산 중인 주요 브랜드는 BMW의 미니와 롤스로이스, 닛산과 인피니티, 토요타, 혼다, 폭스바겐의 벤틀리, 재규어와 랜드로버, 애스턴마틴, GM의 복스홀, 로터스 등이 있다.

     

    이 중 국내로 수입되는 차량은 벤틀리, 애스턴마틴, 재규어, 랜드로버, 롤스로이스, 미니 등이다. 닛산의 캐시카이는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토요타와 혼다는 일본 생산 모델만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는 물론 유럽 전체 자동차시장 성장률이 최소 1%포인트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브렉시트의 판가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4일 이뤄진다.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이를 결정할 예정이며,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박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