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터존, 단순 게임 아닌 실제 기장이 연습하는 프로그램오픈 3개월만에 방문객수 3만명 돌파, 인기몰이
  • ▲ 보잉 737 모형.ⓒ뉴데일리
    ▲ 보잉 737 모형.ⓒ뉴데일리

     


    지난 20일 수원역 AK타운에 위치한 '제주항공 시뮬레이터 체험관'을 찾았다. 이곳은 그야말로 팔색조 공간이었다. 연인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장소였고,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울 수 있는 작은 놀이터였다. 어떤 이에게는 학습의 기회를 제공받는 배움터이기도 했다.

    시뮬레이터 체험관은 VR(가상현실) 체험 공간과 시뮬레이터(모의 비행장치)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각 체험존에서는 안내 직원이 체험 방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송중기 디지털 마네킹 △기장 유니폼 포토존 △기내식·항공 모형기 전시존 등으로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항공기가 더 친근한 교통수단으로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 ▲ 이준호 군과 친구들의 모습.ⓒ뉴데일리
    ▲ 이준호 군과 친구들의 모습.ⓒ뉴데일리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VR (가상현실) 체험존이다. 제주항공은 취항지인 타이베이의 유명 관광지를 360도 회전해서 체험 및 감상할 수 있도록 한 VR영상존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이 체험존은 제주항공이 운용하고 있는 보잉 737 기종 기내와 똑같이 재현한 모형 항공기에 마련됐다. 

    체험을 직접 즐겨본 방문객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쏟아내며 놀라워 했다. 이날 방문한 이준호 군은 "송중기 형이 진짜 옆에서 얘기하는 것 같았다"라며 "얼마 전에 부모님이랑 제주항공을 타고 대만을 놀러 갔다 왔는데 그때 본 풍경들이 많이 보였다"라고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친구의 소개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준호 군은 "얼마 전에 친구가 여기를 다녀왔다고 자랑해서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친구들이랑 함께 왔다"며 "밖은 더운데 안에서 시원하게 놀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기자도 VR을 직접 체험해 봤다. 이 영상에는 제주항공 모델인 배우 송중기가 직접 기장으로 변신해 항공기를 조종해 타이베이를 안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스린 야시장에서부터 지우펀, 타이베이 101빌딩 등 대만의 대표 관광지가 입체감 있게 다가왔다. 모형 항공기 좌석에 앉아 이를 체험하니 실제 여행 가는 것 같은 환각마저 느껴졌다.

  • ▲ 시뮬레이터 존의 모습.ⓒ뉴데일리
    ▲ 시뮬레이터 존의 모습.ⓒ뉴데일리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존은 '시뮬레이터 체험존'이다. 제주항공이 운용 중인 B737-800 시뮬레이터에 실제 교관을 배치해 방문객이 직접 취항도시를 조종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부기장 좌석에 앉아 교관의 지시에 따라 직접 조종할 수 있다. 이 체험존은 오후 1시부터 1시간씩 30분 간격으로 운영된다.

    체험존의 인기를 실감케하듯 이날 총 4차례에 나눠 진행되는 시뮬레이터 체험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예약자가 많아 기자는 직접 체험해볼 수 없었지만, 체험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의 상기된 표정으로 시뮬레이터의 스케일과 재미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체험을 마치고 나온 이형석 씨는 "단순한 게임 형식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의외로 엄청 심오했다"며 "비행기를 직접 조종해보는 느낌이었다"라고 체험 소감을 설명했다.

    시뮬레이터를 체험하러 서울에서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방문객도 있었다. 항공기 시뮬레이터 동호회 회원이라고 밝힌 백현성 씨는 "항공기 시뮬레이터 동호회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됐다"라며 "실제 체험하려면 몇 십만 원을 줘야하는데 이곳에서는 공짜로 체험할 수 있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해당 동호회에서 이곳은 하나의 관광지로 여겨질 만큼 유명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뮬레이터를 안내하고 있는 안명호 비행 교관은 넘쳐나는 예약자로 분주해 보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 체험하고 돌아간다"라며 "이 시뮬레이터는 직접 비행사들이 훈련을 받을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라 호기심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항공기 운항의 기본인 상승 이동이라던가 착륙 등을 직접 체험볼 수 있다"며 "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장래희망이 비행사로 바뀌었다는 아이도 봤다"고 덧붙였다.

  • ▲ 임서연 씨 커플이 기장 모자를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 임서연 씨 커플이 기장 모자를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이밖에도 포토존과 송중기 마네킹이 쇼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입구 오른편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한 쌍의 연인이 서로 기장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어주며 달콤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임서연 씨는 "쇼핑을 하다가 비행기 모형이 있어 와봤다"라며 "참신하고 이색적인 체험관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입구 앞에 전시된 송중기 마네킹도 쇼핑객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었다. 디지털 마네킹은 송중기가 광고 촬영 당시 입었던 조종사 유니폼을 입고 실제 모습으로 움직임으로써 공항 여행객이 좀 더 생생한 느낌으로 기념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쇼핑객들은 저마다 사진을 찍어대며 송중기의 모습을 핸드폰 안에 담아내고 있었다. 


    ◇AK플라자의 유명명소로 '우뚝'


    "이곳 사람들 중 시뮬레이터 체험존을 모르면 간첩이에요. 매일 위치를 묻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시뮬레이터 체험관 위치를 물어본 기자에게 이곳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매장 직원이 한 말이다. 그만큼 제주항공 시뮬레이터 체험관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AK플라자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 항공기 시뮬레이터 체험관 오픈 후 체험객수는 3개월(4월22일~7월22일)만에 3만명을 돌파했다.

    늘어난 방문객수는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체험관이 설치된 AK&의 구매객수는 같은 기간동안 전년 대비 37% 늘었고, AK&의 매출도 26% 증가하면서 수원AK타운 전체 매출 6.4% 신장을 견인했다.

    수원AK타운 전체 매출의 53%가 해외여행이나 항공기에 관심이 높은 20~30대 젊은 고객이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백화점에서는 생소한 항공기 시뮬레이터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놀랍게도 항공기 시뮬레이터 체험마케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체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시뮬레이터 체험관을 내년 1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