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성장하고 수익성 좋은 자동차강판, 주력으로 공략초고장력 기가급 강재로 가볍지만 비싼 알루미늄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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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3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시내에 있는 콘래드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포스코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31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시내에 있는 콘래드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포스코

    “현재 기가급 강재를 10개 이상 개발하고 있다. 가장 수익성이 좋은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포스코가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알루미늄 소재를 압도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31일 오전 7시(현지시간)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태국 CGL 공장 준공식에 앞서 방콕 시내에 있는 콘래드호텔에서 한국 기자단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몇 개 안되는 산업 중에 하나이고, 지구 온난화 이슈로 인해 경량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철이 알루미늄보다 비중이 3배 크기 때문에 강도가 3배 이상 좋으면 더 경량화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적인 측면에서 철이 더 싸기 때문에 기가급 강재를 개발해 상용화하면 일부 부분을 제외하고 경량화 이슈에서 알루미늄 얘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강판 공급사 위상을 유지 및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가급 강재는 조직적으로 일반강, 일반고강도강, 첨단고강도강으로 나뉜다. 인장 강도가 980MPa 이상을 일반적으로 기가급 강재로 표현한다. 즉 1㎟당 100kg을 견딜 수 있다. 점차 고강도화가 진행되면서 두께가 얇아져 경량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포스코는 현재 6개 기가급 강종을 양산해 판매하고 있으며 11개 강종을 개발 중이다.

     

    다른 첨단 철강사들도 이런 점을 알고 포스코와 협력하고 싶어한다고 권 회장은 귀뜸했다.  이에 포스코는 선택적으로 협력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900만톤 이상, 2018년 이후에는 1000만톤 판매 체제를 완성해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최근 해외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무역규제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권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총 100만톤 가량 반덤핑 관세를 맞아서 가슴이 아프지만, 포스코 전체 물량으로 봤을 때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중국(1400만톤)을 비롯한 해외(2200만톤)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물량 중 일부를 대체하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미국으로부터 반덤핑 관세 61%를 부과 받았다. 열연강판 80여만톤이 해당된다. 앞서 냉연강판까지 더하면 총 100만톤에 이른다. 높은 관세를 부과 받아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 UPI에 공급하지 못하게 될 것을 가장 우려했다. 그는 “UPI(포스코와 US스틸의 합작법인)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는데, 포스코가 강재를 공급하지 못하면 다시 적자가 될 수 있다”며 “US스틸도 그렇고 포스코도 적잖이 난감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양사가 협력해 재심에서 잘 소명함으로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태국에서는 무역규제 움직임이 없지만 사전에 잘 조치하고,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태국에서도 얼마든지 무역규제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포스코 CGL의 중요성을 잘 인식시키도록 할 것”이라며 “태국에서 1500명의 고용효과를 내고 있는 점 등을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이나 인도에도 냉연공장이 있으니까 문제가 생기면 그쪽 물량을 태국에 들여오는 방법도 있다”며 “사전에 무역규제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도높게 추진했던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권 회장은 “취임 초기 자신한테 주어진 미션은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목표 대비 지금까지 금액 기준으로는 60% 이상, 건수로는 64%(149건)를 진행했고, 임기가 끝날 때(내년 3월)에는 80% 정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포스코는 구조조정을 통해 7조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어느 정도 조직 추스리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 개별기준으로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20% 이하로 내려갔다. 포스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이다. 연결기준으로도 80% 이하까지 개선됐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미래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리튬, 니켈에 이어 티타늄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관련 분야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경상북도와 고순도 티타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 세계 공급과잉 관련 구조조정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유럽과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구조조정이 강도높게 진행 중이다. 중국의 보산철강과 우한철강, 허베이철강과 서우강철의 합병이 대표적이다. 보산철강과 우한철강이 합쳐지면 세계 3위가 된다.

     

    권 회장은 “한국에서는 압연 및 전기로업체들이 제 역할을 해왔고, 포스코는 고로업체로 성장해왔다”며 “경쟁사(현대제철)가 하나 생기면서 수요공급에 대한 밸런스가 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포스코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압연업체 등 하공정 업체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로업체(포스코, 현대제철)들이 흡수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때 실업자들이 너무 비참한 생활을 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