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항지 축소 불가피… 1일 현재 44척·13만TEU 화물 처리 지연
  • ▲ 2일 해운빌딩에서 열린 해운·항만·물류 비상대응반 회의에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해양수산부
    ▲ 2일 해운빌딩에서 열린 해운·항만·물류 비상대응반 회의에서 김영석 해수부 장관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해양수산부

    한진해운의 구원투수로 나선 현대상선이 이르면 오는 12일 주간부터 유럽항로에도 대체 선박을 띄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일 해운빌딩에서 물류업계와 국내 선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해운·항만·물류 비상대응반 회의를 열고 "한진해운이 단독 운항하던 기존 아시아~미국 서부 노선에는 8일부터 현대상선 선박 4척을 투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유럽 노선(북구주+지중해)에 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 9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유럽 노선은 부산~상해~싱가포르~스페인 알헤시라스~독일 함부르크~네덜란드 로테르담~스페인~싱가포르~부산을 지난다. 한진해운은 통상 이 노선에 선박 11~13척을 투입해 1사이클을 이뤄왔다. 1사이클은 일주일에 1회 정기 화물선이 운항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현대상선이 해당 노선에 9척을 투입할 계획이므로 미주 노선처럼 일부 기항지가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주 노선은 통상 6~9척이 투입되던 것이 4척으로 줄어든 상태다. 한진해운은 기존 싱가포르~중국~광양~부산~LA~오클랜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대상선은 선박과 컨테이너의 빠른 순환을 위해 애초 노선보다 축소된 광양~부산~LA만 입항할 계획이다. 통상 미국까지 항해하는 데 열흘쯤이 걸린다고 보고 대체 투입할 수 있는 4척으로 1사이클을 맞추기 위해 싱가포르~중국 항로는 뺀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유럽 노선에 미주 노선과 시차를 두고 배를 투입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화물이 확보되지 않으면 배 공간을 놀리는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 설명대로면 인천~베트남 항로는 장금상선이 대체선을 확보해 2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 연근해 선사는 다른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도 노선 조정을 통해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1일 저녁 기준으로 국내외 항만에서 운항 중단된 한진해운 소속 선박은 총 44척이며 총 13만TEU의 화물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비상대응반은 현재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선박 섭외, 항만 하역 지원 등 대응반별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국적선사와 물류업계의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