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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인천發 KTX 사업 등 인천시가 추진 중인 주요 국책사업 상당수가, 내년도 정부 예산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 일정 지연 등 차질이 우려된다.인천시는 주요 사업들에 대한 예산 배정 신청이 퇴짜를 맞자, 유정복 시장이 직접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원들을 만나는 등 삭감된 예산안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는 예산이 삭감된 사업 대부분이, 주민들의 교통편의성 확보 등 삶의 질 향상과 직결돼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치권과 정부부처에 대한 설득을 통해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로부터 가위질을 당한 시의 내년도 주요 사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안) 이다.
시는 정부에 내년도 예산으로, 기본설계비 17억원을 신청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한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안)은, 총 사업비가 1조2,382억원에 이르는 대형 국책 사업으로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현재 부평구청역을 종점으로 하는 7호선은, 인천 서구 석남동을 지나 청라역까지 10.6㎞ 늘어난다. 총 사업비 가운데 시비 4,953억원을 제외한 7,429억원이 국비로 예정돼 있다.
인천시가 2020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사업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아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설계비 등 27억원, 공사비 129억원 등 국비 156억원을 신청했지만, 확보 예산은 ‘0’원이다.
이들 두 사업이 정부로부터 한 푼의 예산도 배정받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성 입증의 바로미터인 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년도 국비 예산으로 120억원을 신청한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 연장(안)’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 절반 가까이 잘려 나가,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민들이 서울이나 경기도로 이동하지 않고도 KTX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 ‘인천發 KTX’ 사업도 200억원의 국비 지원을 신청했지만, 37억원의 설계비만 예산안에 반영돼, 내년 하반기 착공이 불투명하다. 시는 보상비와 착공비 등 추가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목표로 했던 2020년 개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국회의 예산 심의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 청라~서울 강서 구간을 오가는 간선급행버스(BRT) 차고지 건립 예산 31억2천만원, 서해5도 어업지도선 운영비 지원 예산 6억4천만원, 인천~백령 노선에 여객선을 추가 투입하기 위한 예산 4억원도,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정복 시장은 6일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이들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예산 배정에 힘써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