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공금횡령·특수절도·협박 등 비리백화점 수준박완주 의원 "솜방망이 처분은 공직사회 일탈 방조하는 것"
  • ▲ 공무원 뒷모습.ⓒ연합뉴스
    ▲ 공무원 뒷모습.ⓒ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소속 공무원의 비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농식품부로부터 받은 2013~2016년 임직원 징계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해임·파면 5명, 강등 1명, 정직 4명, 감봉 16명, 견책 28명 등 총 54명이 징계를 받았다. 해마다 13명 이상이 징계를 받은 셈이다.

    음주운전이 24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공금횡령 6명, 금품수수 5명, 특수절도 2명, 폭행·향응 수수 1명 등의 순이다. 음주운전은 13명이 견책, 나머지 11명은 감봉이나 정직 1개월 등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위공무원인 A씨는 2013년 음주측정을 거부해 500만원의 벌금을 물고도 견책에 그쳤다. B사무관은 2014년 이동주차 과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5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돼 벌금 700만원의 처벌을 받았으나 징계 수위는 가장 가벼운 견책이었다.

    지난해는 구제역 업무를 소홀히 한 채 특정업체와 독점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농가에 경제적 손실을 입힌 고위공무원과 연구관 5명이 적발됐지만, 각각 감봉 1개월과 견책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업무상 횡령이나 특수절도와 같은 중범죄 사례도 적발됐다. 지난해는 동료직원과 공모해 업무상 보관하던 일반 벼 부산물과 농산물 종자 등을 팔아 수억원의 공금을 횡령한 직원 5명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3명은 파면·해임되고 2명은 정직당했다.

    올해 2월에는 C주무관이 동창생 모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불륜 관계로 만나오던 내연녀에게 협박과 폭행 등을 일삼다가 구속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내연녀는 C주무관의 강압을 견디다 못해 2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중앙부처가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하는 것은 오히려 공직자의 일탈을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직무감찰과 비위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 등 재발 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