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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두 번째 야심작 QM6가 출시됐다. 사전계약만 8000대 이상을 기록한 만큼 중형 SUV 시장의 지각변동이 기대된다.
특히 중형 세단 시장에서 인정을 받은 SM6의 스타일을 그대로 계승한 디자인과 강렬해진 주행성능은 이 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기자는 지난 22일 충북 제천시 리솜포레스트부터 청풍리조트 힐하우스까지 편도 약 54.1㎞ 구간에서 QM6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 모델은 최고 사양인 QM6 RE 시그니처 4WD다.
주행에 앞서 르노삼성이 강조하는 QM6의 '감성품질'을 살펴봤다. 전면 디자인은 SM6의 스타일이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다. SUV 답게 한층 크고 넓어진 그릴과 프런트 오버행이 강인한 인상을 줬다. LED로 된 'C'자형 주간주행등은 멀리서도 르노삼성 모델임을 알 수 있는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요소다.
측면은 전면 헤드라이트부터 이어지는 크롬 장식이 수평적 디자인 흐름을 후면까지 이어진다. 또 앞 휀더와 뒤 휀더를 볼록하게 해 마치 근육질의 경주마를 보는 듯 하다. 후면도 크롬 머플러 데코와 리어 램프 모두 수평적 디자인 흐름을 줘 안정적인 느낌이다. -
이 같은 디자인 흐름은 실내에도 이어졌다. 대시보드는 수평으로 겹쳐진 여러 겹의 레이어를 강조해 넓고 단단해 보이도록 설계됐다.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 상단은 쿠션폼이 들어간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했지만, 손이 닿는 부분은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럽다. 또 도어 손잡이 부분과 센터페시아 등에는 은은한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됐다. 스티어링휠, 쉬프트 노브, 통풍구 등에는 무광 크롬 장식이 적절히 배치됐다.센터페시아 중앙에는 SM6에 장착된 바 있는 8.7인치 S-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도입됐다. 홈버튼과 내비게이션 버튼, 볼륨조작 버튼 등이 외부로 빠져 있다.
앞좌석은 전동시트로 체형에 맞게 조절이 가능했고 위치조절이 가능한 슬라이딩 암레스트도 적용해 운전자의 편의를 잘 배려했다. 암레스트에 장착된 컵홀더에는 통풍기능도 있다. 여름철 에어컨 작동 시 약간의 냉장 기능이 기대됐다. 뒷좌석은 시트 조절이 불가능했지만 통풍시트는 장착됐다.
QM6에 탑재된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훌륭했다. 12개의 스피커가 차량 내 곳곳에 장착돼 풍부하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낸다. 시동음은 조용했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차량 소음은 디젤 차량인 만큼 거칠게 들렸지만 실내에서는 정숙한 가솔린 차량 같다.
차량 통행이 뜸한 평택제천고속도로에서 QM6의 가속 성능과 고속주행 능력을 테스트했다.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자, QM6는 차분하면서도 거침없이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7㎏.m의 2.0리터 dCi 디젤 직분사 터보 엔진과 일본 자트코사의 첨단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의 조화는 안정적인 주행성능으로 나타났다.
무게감 있는 중형 SUV란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다.스티어링휠은 가벼운 편이다. 살짝만 움직여도 QM6가 바로 반응해 응답성은 나쁘지 않다. 주행 중 연속 차선 변경을 시도하자 QM6는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잽싸게 차체를 움직였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도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했다. 디젤 모델임에도 주행 중 정숙성은 가솔린 못지않았다. 고속 주행 중에도 엔진의 노이즈를 확실히 상쇄시켰다.
직진안정성은 다소 떨어지는 듯 하다. 시승차만의 문제인지 직진 차선에서 핸들을 중앙에 놓고 손을 뗐을 때 차량이 오른쪽으로 쏠리는 것도 아쉽다.
남제천IC에서 청풍리조트 힐하우스로 이어지는 와인딩 구간에서는 QM6의 코너링 성능과 제동력을 엿볼 수 있다.
고속으로 코너에 진입했음에도 QM6는 날렵하게 제동을 걸며 안정적으로 코너를 공략해줘 제법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내려올 수 있다. 다만 급경사를 오를 때 다소 힘이 부족한 듯했다. 엔진음이 시끄럽게 실내로 파고들었고 핸들에 느껴지는 진동도 컸다.
QM6 RE Signature 4WD의 판매가격은 3470만원이다. 360도 주차 보조 시스템, 운전집중도 저하 경보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이 장착됐음에도 타사의 동급 모델보다 30만~60만원정도 낮은 가격이다.
르노삼성은 QM6를 통해 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월 판매 목표는 5000대. 올가을 중형 SUV 시장의 3파전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