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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 정각이 되자 바쁜 걸음으로 일산 킨텍스 전시회장에 들어섰다. 2년을 기다려온 철강 전시회가 어떤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이할지 매우 궁금했다. 전시장 내부는 개막식 직전이라 썰렁했다. 참관하는 사람들은 적었고 부스에는 관람객 맞이를 위해 준비하는 관계자들만 일부 보였다.
이날은 2016 국제 철강·금속산업전(SMK 2016)이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날이다. 한국철강협회가 주관했던 예년과는 달리 이번 전시회는 S&M미디어가 주최하고 ㈜더페어스와 KOTRA 주관으로 열렸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전시회는 개최되기 전부터 업체들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포스코는 끝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참가를 결정했고, 세아그룹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불참하며 반쪽 전시회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본 분위기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형 철강사들이 모두 참가해 볼거리가 풍성했던 예년과 달리 분위기가 썰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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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으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포스코 부스부터 찾았다. 포스코는 올해 부스 콘셉트를 직접 체험하는 철강산업으로 잡았다. 부스 입구에는 특별히 VR존을 마련해 철강 제조공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니 지금껏 들었던 그 어떠한 설명보다도 이해하기 쉬웠다.
포스코 상공에서 찍은 화면을 보고 있노라니 실제로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가상체험을 이용한 소개 방법이 더욱 활용되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포스코 부스 내에는 가전용과 산업용 철강재가 나눠 전시돼, 품목별 용도에 대해 상세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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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그룹은 주력 제품인 강관을 이용해 부스를 꾸몄다. 선재를 이용해 각기 다른 크기의 강관을 달아놓은 세아 부스를 보고 있노라니 오르간이 연상되기도 했다.
내부에는 세아그룹 계열사들이 생산하는 품목들을 전시해, 세아가 어떤 그룹인지 한눈에 알기 쉽게 만들었다. 까페존에는 다양한 음료와 함께 세아쿠키도 준비, 세아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호응을 사기도 했다.
포스코, 세아그룹 등 대형 부스를 돌고 나니 1~2개의 소형 부스가 대부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철강업체들은 눈에 띄게 적었으며 설비를 위주로 소개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철강 전시회라는 명목으로 개최된 SMK 2016에서 철강보다 설비가 더 눈에 띄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 철강사들이 대거 자리하며 국내 시장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는 듯 해 보였다.
중국 절강성에서 왔다는 파이프업체 참가자는 "한국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시회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오늘이 첫 날이라 전시회 참가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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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시장 내 금속가구특별전은 이번 전시회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전시장을 찾은 한 관람객은 "예년에 비해 볼거리가 많이 줄어든 거 같다"면서도 "금속가구특별전 등 다양성 측면에서는 괜찮았으나 철강에 집중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